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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4차 산업혁명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하)

 

【 청년일보 】 모든 직업과 일에 가치를 부여하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IoT 등으로 고용 및 업무 형태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35년에는 미국 일자리의 47%, 영국 일자리의 35%를 로봇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2017년 옥스퍼드대학은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이 세상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으로 인하여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업들은 첫째, 단순반복적인 성격의 업무로서 IoT를 통한 비품, 도서, 건물관리 인력이 우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위험이 수반되는 현장업무도 급속히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로봇과 드론의 투입으로 소방, 치안, 단속, 물류산업에 종사하는 현장 인력은 줄어들고 기계나 시스템을 관제하거나 모니터링 하는 내근직은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각 산업별로 민원을 처리하는 인력도 대폭 축소될 것이다. 우선 서류 접수와 민원 발급 업무는 빠른 속도로 자동화 될 것이고 텔레마케팅 인력 또한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대체됨에 따라 대폭 줄어들 것이다.

 

넷째,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한 전문직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직종은 회계, 법무, 의료보건, 사서직이다. 다만 대면 컨설팅 서비스 업무 등으로 업무절차나 방식에 혁신이 있을 경우엔 일부 규모의 축소는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업무의 책임을 기계가 질 수는 없으므로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전문 직종 종사자에게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되는 직종은 모두 단순반복적인 성격, 현장업무, 민원업무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시간선택제 근무나 유연근무제 등을 생각해 볼수 있다. 인공지능과 IoT 등으로 줄어드는 일자리를 시간 배분이나 근무형태를 바꿔 최소화 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2010년 1일 8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출근시간을 자율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와 1일 8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시간을 자율 조정하는 “근무시간선택제”, 주 40시간을 5일 미만 동안 근무하는 “집약근무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실제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기관과 개인이 합의한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간주하는 “재량근무제”,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근무하는 “재택 원격근무제” 등과 같은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시범 운영한 적이 있다.

 

그 결과 근무 종료 시간 이후의 업무에 적용되는 초과 근무가 대폭 줄어들거나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정함에 따른 일과 생활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근무시간이 정해지지 않음에 따른 업무의 책임소재 문제, 동료에게로의 업무 부담 전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시간에 비례한 업무 조정의 문제, 노동시간 감소로 인한 소득의 감소, 대체인력의 업무처리 미숙 등의 문제가 실제로 발생했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부서 내 직원들 간의 화합, 부서 업무 처리의 질적ㆍ양적 성과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노동조합은 여성 및 하위직급 공무원이 시간근무제 실시 근로자의 90%를 차지한다는 것을 근거로 유연근무제나 시간제 근무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다양한 유연근무제도가 업무 효율화와 분담을 통한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이전에 먼저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다.

 

세계 192개국 중 GDP는 12위, 일인당 국민소득은 30위에 달하지만 국민행복도는 117위에 있는 문제를 직업과 일(노동)의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사회 시스템과 문화를 우선 변화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말이다.

 

최근 청년 실업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주요 공단에서는 기업들이 직원들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마치 법적 의무사항인듯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시험에 도전한다.

 

기업의 크기와 관계없이 미래가치와 기술력을 보고 도전하고 꿈을 실현하겠다는 마음보다는 모든 가치를 “안정”된 직장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구성원이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을 노동, 기술, 창조, 성취, 나눔의 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업의 귀천, 대가, 희생, 차별, 안정의 가치로만 바라보는 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 만으로는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몇 년 고생해서 공무원이 됐으니 내 할 일만 하면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세금으로 자신에게 안정적으로 월급을 주니,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늘 즐겁고 감사한 공무원. 청소에 관한한 자신의 세심함과 꼼꼼함이 자랑스럽고 정직한 노동으로 주변이 깨끗해지는 것이 즐거운 청소부와 그런 부모를 자랑스러워하는 자녀들. 공장의의 물건을 실어나르며 회사와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가정도 지킬 수 있으니 안전을 늘 다짐하고 실천하는 화물차 운전기사. 고액연봉을 받으니 고객편에 서서 컨설팅을 해주며 다른 직업인들보다 사회에 더 많이 기부하고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금융인 등 우리주변의 모든 직업과 일들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가치있게 여기는 인식과 문화가 우선 필요한 것이다.

 

그 바탕 위에 4차산업혁명이 있고 유연근무제가 있고, 청년일자리가 있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직업과 일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정직하고 책임있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중 63%가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고, 귀천을 나누는 기준으로 소득수준, 사회적 지위를 꼽았으며, 71%는 직업에 따라서 상대를 판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에 대한 인식이 이러해서는 아무리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해도 일하는 직장인들은 행복해 질 수 없다. 어떠한 일이라도 자신이 하는 일이 즐겁고 떳떳하며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문화와 사회라야만 직업과 일에 대한 여러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 할 수 있다.

 

대기업이든 공직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나 계약직에 대한 구분 없이 어디서나 인력과 일자리가 풍족한 사회. 사회 곳곳에 숨은 장인들이 자리잡고 있는 나라. 자신의 선택으로 자유로운 시간에 일하고 보람을 느끼며 회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 그렇게 열심히만 하면 가정과 노후를 지킬수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들이 살고 싶어하는 나라가 아니던가?

 

그 길의 시작에 직업과 일의 가치에 대한 문화와 우리들 인식의 혁파가 필요하다.

 

 

 

박종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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