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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기업은행장에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유력'...경영능력은 '글쎄'

김도진 행장 임기 12월말 만료..은행 내·외부 인사 후보군 ‘물망’
기재부 출신 윤종원·유광열 등, 노조측 반발로 취임 사실상 무산
시석중 대표, ‘노조위원장 출신’ 강점..IBK자산운용 실적은 ‘약점’

 

【 청년일보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12월 말에 만료된다. 이에 따라 차기 행장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3년간 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김도진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으나, 전례가 드물고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아 교체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차기 행장 후보에는 기재부 등 정부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이른바 '낙하산'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의 극심한 반발 기류에 은행 내부 출신 인사들이 유리한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차기 행장의 후보군 중 내부 인물로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와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시석중 대표가 차기 행장에 유력한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과거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내는등 금융노조 및 기업은행 노조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 등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경영을 이끌어온 IBK자산운용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 등에선 경영능력이 최대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오는 27일부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차기 은행장 자리를 두고 은행 내·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3년 임기인 기업은행장은 연임 사례가 역대 두 차례(정우찬·강권석)에 불과하고, 김도진 행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 이전 박근혜 정부 때 취임해 임기를 마쳤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낮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먼저,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 인사로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 고승범 한국은행 금통위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 대표,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자 노조 측에서 들고 일어났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기업은행 지부는 최근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에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금융위의 권한이 크다.

 

아울러,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29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정부의 신(新)관치금융 시도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까지 열며 외부 인사의 행장 취임을 극렬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내에서도 “외부 인사의 기업은행장 취임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은행 내부 출신 후보들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수석부행장) 등이 있다.

 

이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는 시석중 대표다. 시 대표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강남기업금융센터장, 기업고객부장, 인천지역본부장, 마케팅그룹 부문장(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7년 3월 IBK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시 대표는 특히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노조의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학교 법학과 82학번인 시 대표는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건국대 영문 84학번)과 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시 대표의 경영능력에서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시 대표 취임 이후 IBK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말 53억 9000만원, 2018년말 42억원으로 취임 전인 2016년말(48억 1000만원)에 비해 딱히 향상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9월말 당기순이익도 35억 1000만원 수준이여서 취임 전 실적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 외에 운용자산(AUM) 규모가 취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해 역성장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 대표 취임 전인 2016년말 13조 9972억원이었던 운용자산은 올해 9월말 기준 12조 3700억원으로 약 1조 6000억원가량 줄었다.

 

시 대표는 지난 2017년말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5년 내 AUM 40조원, 2027년까지 운용자산 100조원’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자산운용 업계 5위권 내로 진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썬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AUM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고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는 등 고객 모집을 통해 AUM을 확대하려 애쓰기 마련”이라면서 “당기순이익의 경우 매년 부침이 있더라도 AUM은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후보인 김영규 대표는 고졸 출신으로 1979년 입행해 입사 시기는 시 대표에 비해 10년가량 빠르지만, 나이는 1960년생으로 시 대표(1961년생)보다 한 살 많다. 입행 후 능곡지점 지점장, 남동공단지점 지점장, IB그룹 부행장, 제2서해안고속도로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IBK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했다.

 

김 대표의 경우 당장 임기 만료가 2주 앞으로 다가와 있어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다.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도 거론되면서 기업은행장 후보로는 다소 처진다는 평이다.

 

이밖에 임상현 전무는 은행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케이스다. 1960년생으로 198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노원역 지점장, 뉴욕지점장, 외환사업부장, 퇴직연금부장, 충청지역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6년 IBK저축은행 대표에 올랐다가 2017년에 다시 수석부행장으로 복귀했다.

 

임 전무는 계열사 대표로 재직 중인 타 후보들과 달리 현재 은행 내부 소속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김도진 행장이 다시 불러들인 인사라는 점에서 김 행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노조로부터 환영받기 어렵다는 평이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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