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19년 한 해는 KB국민은행의 총파업으로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11년 만에 ‘키코(KIKO)’ 피해기업에 대해 배상할 것을 은행권에 권고함에 따라 은행들이 실제로 배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차기 은행장 선임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통신업에 뛰어드는 은행이 등장했으며, 1020세대 고객 유치를 위한 ‘유스 마케팅’이 대세를 이뤘다.
◇ KB국민은행, 19년 만에 총파업 강행
지난 1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 KB국민은행 소속 은행원 약 1만 여명이 19년 만에 성사된 총파업 참여를 위해 운집했다. 노사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 등의 쟁점 사항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직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고액 연봉’ 은행원의 파업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굳이 은행을 가지 않아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보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파업 참여한 은행원들 다 짤라야 한다”는 말까지 오갔다.
이렇듯 총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으나, 사측에 단합된 힘을 보여주면서 협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당시 총파업을 이끈 박홍배 노조 지부장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 은행권, 11년만에 ‘키코(KIKO)’ 피해기업에 배상할까?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키코 사태’가 발생한 지 11년만에 조정안을 내놓으면서 은행들이 배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분조위는 4개 기업에 대해 피해액의 평균 23% 배상비율을 설정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크고, 우리은행이 42억원으로 그 다음이다.
은행들이 이번 조정안을 수용하면, 나머지 150여 개 피해기업들도 배상 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의 총 배상액 규모는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DLF 사태’ 등으로 하락한 고객 신뢰도 확보 차원에서 이번에는 배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끊이지 않는 낙하산논란...해 넘긴 기업은행장 인선
차기 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청와대 출신 인사를 내정하자, 노조 측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은행 내부 인사가 행장이 돼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노조 반발로 인해 정부는 김도진 행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음에도 차기 행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임상현 수석부행장이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는 외부 인사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내부 인사는 임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은행권, ‘알뜰폰’ 등 혁신서비스 제공 가속화
은행들이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최근 알뜰폰(MVNO) 브랜드 ‘Liiv M(리브M)’을 론칭하고 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금융혁신 서비스’로 선정되면서 한시적으로 사업이 가능해졌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환전 및 현금인출이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고객이 공항에 가는 도중에 지정 매장에 들러 환전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 유튜브·아이돌·LOL 등 ‘유스(Youth) 마케팅’ 대세
비교적 보수적인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 오던 은행들이 미래의 가망 고객 확보를 위해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KB국민은행)이나 블랙핑크(우리은행) 등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젊은층과의 소통을 시도 중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1020세대가 즐기는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국내 리그에 공식 스폰서를 참여하는 등 ‘유스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층 고객 공략을 위한 은행들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