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현장] ‘낙하산 논란’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험난했던 첫 출근기

윤 행장, 노조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본점 입성 실패..노조와 약 10분간 대화 후 귀가

 

【 청년일보 】 ‘낙하산 논란’을 빚고 있는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첫 출근길은 예상대로 험난했다. 노조가 기업은행 본점 출입구를 전면 봉쇄한 탓에, 건물 내부로 한 발짝도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3일 오전 찾은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은 윤 신임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노조원들과 이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기자들, 그리고 기업은행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윤 신임 행장의 출근 ‘실패’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기업은행 측이 지난 2일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윤 신임 행장의 취임을 공식 발표하자, 기업은행 노조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윤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약 200명가량의 기업은행노조 및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나와 본점 건물의 정문, 후문 등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며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오전 8시 30분 경, 윤 행장이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검정색 세단 승용차가 건물로 진입했다. 차에서 내린 윤 행장이 후문을 통해 건물로 들어가려 하자,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과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등 노조원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허권 위원장은 윤 행장을 향해 “관치금융을 적폐로 여겼던 문재인 정부가 모피아이자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코미디”라며 “자진 사퇴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이고 독극물이라고 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정권에 부담 주지 말고 당장 돌아가 자진사퇴하라”고 했다. 이어 “노조는 윤 행장 개인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량 미달인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어 “(기업은행은) 1만 4000천 가족들의 일터인데, 열심히 해서 잘 키우겠다”고도 했다.

 

윤 행장은 노조 측은 약 10분간 짧은 대화를 이어가면서 신경전도 벌였다. 윤 행장이 웃으면서 이야기하자 김 위원장은 “지금이 웃을 상황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윤 행장은 건물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노조와 대화를 마치고 타고 왔던 차에 다시 올랐다. 윤 행장은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노조의) 말을 잘 듣고 말씀 나누도록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편, 김형선 위원장은 윤 행장을 마중하기 위해 건물에서 내려온 부행장들에게 “직원들이 이렇게 투쟁하고 있는 와중에 새 행장이 온다고 이렇게 마중하러 내려오는 거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출근 저지 투쟁을 본격 시작한 기업은행 노조는 본점 1층 로비에 투쟁본부를 마련하고, 윤 행장의 기습 출근에 대비해 철야 투쟁까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금융노조와도 적극 연대해 투쟁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나갈 예정이다.

 

윤 행장은 이날 물리적인 출근은 무산됐지만, 비서실을 통해 업무 보고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일정과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취임식을 비롯한 윤 행장의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