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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축하금을 1000만원 준다고?’...고객 우롱하는 GA들 '꼼수영업' 극성

일부 GA, ‘홀인원 특약’ 설계된 상해보험 복수 가입유도...축하금액 최대 보장 ‘꼼수’
홀인원 보험, 도덕적 해이로 ·보험사기 극성...금융당국의 ‘보장금액 축소’ 권고 역행

 

【 청년일보 】 영업실적 확대를 위한 일부 보험대리점(GA)들의 '꼼수' 영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장기보험을 골프보험처럼 포장, 봄철 아마추어 골퍼들의 심리를 이용해 마치 ‘홀인원 비용’을 높인 것 처럼 상품을 설명하며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등 불완전 판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 영업조직들은 보험사기 가능성 우려가 높아 제한을 두고 있는 홀인원 보장 금액을 상품 설명 과정에서 마치 높인 것 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실상은 중복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 같은 영업 행위는 도덕성 해이로 인한 보험사기 가능성에 홀인원 보장 금액을 축소, 제한토록 권고해온 금융당국의 방침에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관리감독이 요구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란 보험대리점(이하 GA)은 골프 전문 S케이블방송과 연계해 방송사 인터넷 회원들을 상대로 텔레마케팅를 통한 보험가입 유치에 나서고 있다.

 

S골프 케이블방송의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상품을 설명 또는 문자메세지를 남겨 전화를 유인하는 인바운드 보험영업 방식이다.

 

최근 서울에 사는 A씨는 S케이블방송 명의로 된 ‘삼성화재 홀인원 축하금 1000만원 플랜 출시기념’이란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홀인원 축하금 1000만원이란 내용에 관심을 갖게된 A씨는 문자에 남겨진 콜센터 전화번호로 연락해 보험상품에 대해 문의했다.

 

현재 손해보험사에서 운영 중인 ‘홀인원 비용’ 특약은 보험가입자가 골프 라운딩 중 홀인원을 했을때 홀인원 비용을 실제 부담한 금액을 가입금액 한도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홀인원 비용에는 ▲증정용 기념품 비용 ▲축하만찬 비용 ▲축하라운드 비용 등으로, 모럴리스크 가능성이 높아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들은 가입금액 한도를 최대 5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GA는 마치 홀인원 보장금액이 1000만원인 것 처럼 과장, 설명하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문자메세지에 홀인원 축하금이 1000만원이라고 적시돼 있고 보험료도 타사와 동일하다고 해 보험상품에 대해 문의해 봤다"면서 "설명을 듣다보니 결국 500만원짜리 2개의 보험을 가입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명은 골프보험이라고 적시돼 있으나, 일반적인 장기보험에 홀인원 특약을 붙인 것"이라며 "이는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상품에 대한 왜곡된 설명도 문제지만, 보장금액을 늘리기 위해 복수 가입을 유도하는 이른바 '꼼수' 영업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홀인원 축하금을 노린 보험사기로 인해 보장금액을 제한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홀인원 특약 1개당 가입금액 한도는 최대 300만원이다. 다만 복수 특약 가입을 통해 최대500만원까지 비례 보상이 가능하다. GA들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300만원짜리 홀인원 특약과 200만원짜리 홀인원 특약이 각각 포함된 상해보험 2개를 복수 가입시키고 있다.

 

특히 해당 GA인 '스타리치 어드바이져'가 홍보하는 ‘삼성화재 홀인원 1000만원 플랜’은 현재 삼성화재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두 번째 홀인원 비용’ 특약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 개념은 ‘홀인원 축하금 500만원’ 플랜과 동일하나, ‘두 번째 홀인원 비용’ 특약에 가입하면 두 번째 홀인원에 대한 비용도 50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2개 상품에서 각각 최대 600만원·400만원씩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1000만원 플랜’으로 홍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월 보험료도 기존 ‘500만원 플랜’과 동일해 저렴한 보험료로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해당 GA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두 번째 홀인원 비용’ 특약을 운영 중인 것은 맞지만, GA쪽에서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며 “특히 ‘홀인원 1000만원 플랜’과 같은 내용은 본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GA의 이 같은 보험영업 방식이 보험사기 우려로 홀인원 특약 보장 금액을 축소, 권고해 온 금융당국의 방침과 상충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홀인원 축하금이 많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영업 방식이 자칫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홀인원 보험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 조작이 비교적 쉬운데다가, 보험사가 보험사기 여부를 직접 조사하기도 어려운 구조여서 보험사기범들의 주요한 타깃이 돼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7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홀인원보험의 손해율은 2012년 68%에서 2013년 147%, 2014년 135%, 2015년 135% 등 손해율이 100%를 상회하고 있다. 일반인의 홀인원 성공 확률이 통상 1만 2000분의 1인 것을 감안하면, 이처럼 높은 손해율은 비정상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2017년 당시 금융당국은 손해율 급증의 주요 원인이 보험사기에 있다고 판단, 경찰과 공조해 ‘보험사기 기획조사’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금융당국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말까지 기간 동안 홀인원으로 지급된 보험금 내역 총 3만 1547건을 전수 조사해 170여명의 보험사기 혐의자를 적발하기도 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보험사기 및 모럴해저드로 인한 손해율 악화 방지 차원에서 홀인원 특약 최대 가입한도를 설정해 놨다”며 “GA들이 영업 과정에서 이를 악용하고 있으나 일일이 규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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