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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무인화의 명과암 (下)]무인화의 이중성...'빈익빈 부익부' 심화 우려도

무인단말기 보급 가속…"취약계층 소외 심화·일자리 양극화" 지적
"소비자 부담이 줄고 자영업자 소득 늘어"…긍정적 효과 목소리도

 

【 청년일보 】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터치스크린 등 전자적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단말기의 보급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인간의 삶에 편의를 제공하는 반면 또 다른 측면에서는 취약계층 소외가 심화되고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않다.


무인화 확대 추세는 국내 산업 구조가 비대면·온라인화로 급 선회한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인간 접촉이 줄면서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대인간 접촉이 줄어들면서 기업들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무인화 기기 및 로봇들이 빠르게 등장시키면서 무인화는 그야말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부담이 줄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반면 그 이면에는 취약계층의 소외 심화 및 노동력 대체로 인한 고용의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비대면·무인화' 속도…취약계층들, 접근성·활용성은 "글쎄"

 

현재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무인화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를 접근·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경우에 따라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용석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 정책실장은 "'키오스크'의 도입은 장애인들에게 접근 가능성 여부를 놓고 생각해 볼 문제"라며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음성도 안 나오고 터치에 점자도 없다보니 무인화 시스템 이용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키오스크와 높이가 맞지 않아 터치스크린을 이용하기 어렵고 휠체어 접근이 불 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불편한 정도를 벗어나 이용 가능 여부를 따져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장애인들 뿐만이 아니라, 노인들은 햄버거 하나 먹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되는 사경까지 이르렀다"며 "4차산업혁명이 오면 사람들이 편하게 살수 있어야 하는데, 되려 취약계층은 무인화 서비스에 완벽히 배제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장총련은 지난 2018년 '무인단말기(키오스크)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무인단말기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보장에 필요한 법률적 제도 방안과 민간 영역에서의 무인단말기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이용석 정책실장은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키오스크가 보급돼야 한다"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키오스크·인공지능...무인화 시대, 일자리 종말 불러올까

 

무인화가 급진전되면서 일각에서는 "노동력의 종말인가, 혹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인가"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무인화 시대의 핵심 기술인 AI 발전을 두고 이어지는 논쟁이 일고 있는 셈이다. 키오스크 등 자동화 기기를 통한 무인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력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모바일뱅킹의 발달로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의 수가 감소하는 한편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도 직원들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앞으로 전 분야에서 걸쳐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이 발간한 ‘직업의 미래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비율은 전체 일자리의 약 52%에 해당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018년 5월 발표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에서는 향후 우리나라의 전체 일자리의 43%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별로는 3대 고위험 직업으로 사무직, 판매직, 기계조작 종사자가 전체 고위험 일자리의 약 70%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제조업 등 3대 고위험 산업에 고위험 일자리의 약 60%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 무인화 속도전에 ...노동력 대체 vs 일자리 창출 '의견분분'

 

이를 증명하듯 최근 국내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16만6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에다 대체 가능한 서비스업 일자리 영역에서 빠르게 자동화,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건우 선임연구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의 물결은 불과 몇 년 사 이에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며 "개인과 기업들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경쟁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경제 구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직장인들도 일자리 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잡코리아-알바몬가 지난달 4일 발표한 공동설문 결과에 따르면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직장인 64.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우려에 직장인 87.6%는 'AI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AI 등 기술이 발달해도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6년 발표한 국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업무 자동화가 OECD 국가의 일자리에 미치는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무인화 도입과 같은 업무 자동화가 일자리 감소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AI 혹은 무인화 시스템이 직업 자체를 대체하기 보다는 직업을 구성하는 작업의 일부를 대체할 것이다"며 "미국의 경우에도 약 9%에 해당하는 일자리만이 AI로 대체되는 고위험군에 해당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술이 아시아 일자리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AI를 위한 준비' 백서를 통해 AI 기술이 신규 일자리 창출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길나영, 장한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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