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내실'보단 '외연'확장에만...국내 IT기업 M&A 활용 저조

전경련 “韓, 수년째 M&A 점유율‧성장률 ‘정체’…중국에 크게 밀려”
“中, 적극적 M&A 통해 첨단산업 추격…기술 M&A에 무게 중심 둬”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술 M&A 적극 활용…경쟁력‧내실 갖춰야”

 

【 청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됐던 인수‧합병(M&A) 시장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T) 기업 등의 M&A 활용도가 다른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IT기업들의 M&A가 IT산업 발전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통신 서비스 분야가 아닌 아시아권 신시장 진출이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 차원으로 이뤄져 외연 확장에만 치중한 채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산업계의 글로벌 지각변동에 따른 기회를 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특히 기술 M&A로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 각국 IT산업 M&A 적극 활용…한국은 몇년째 ‘정체상태’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005~2019년까지 전 세계 IT산업 M&A 시장 점유율(인수기업 기준)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IT M&A의 3분의 1을 미국이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중국은 연평균 증가율이 22.9%를 보이며 가장 빠른 성장을 했다.

 

지난 15년과 최근 5년(2016~2020년)간의 시장 점유율을 분석해보면 미국은 두 기간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32.6%에서 25.5%로 떨어진 반면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2.4%에서 4.4%로 상승하며 순위도 5위로 뛰어올랐다.

 

이에 비해 한국은 시장점유율이 1.9%에서 2.3%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고, 순위는 15년간 12위에 머물러 M&A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소프트웨어·IT 하드웨어·통신서비스 등 IT 세부산업별 M&A 현황을 봐도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M&A 활용이 동아시아 3국 중에서 가장 저조했다.

 

지난 2016~2020년 글로벌 반도체 M&A 건수는 미국이 103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한국(92건), 중국(74건), 일본(44건), 대만(27건) 순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반도체 시장점유율 순위가 미국(47%), 한국(19%), 일본(10%), 대만(6%), 중국(5%) 순인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이 활발한 M&A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또한 IT 하드웨어에선 중국이 279건의 M&A로 2위를 차지한데 반해 한국은 92건으로 8위에 그치면서 중국에게 훨씬 뒤쳐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전통적 강자인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장악해 동아시아 3국의 M&A 활용은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중국이 같은 기간 103건의 M&A를 하며 64건인 한국을 앞서면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렸다.
  
통신 서비스도 한국은 111건(14위)으로 197건을 기록한 중국(8위)보다 떨어졌다.

 

 

◇ 韓 IT기업, M&A 내실 다지기보다 외연 확장에만 ‘주력’

 

국가 간 M&A 현황을 보면, 미국은 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과 M&A를 진행했고, 한국은 베트남, 일본은 싱가포르, 중국은 홍콩 기업들을 많이 인수하는 특징을 보였다. 

 

즉, 한국 IT기업의 M&A는 주로 아시아권 신시장 진출이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 차원에서의 이뤄진 반면 IT산업 발전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통신 서비스에 대한 M&A 활용도는 낮아 외연 확장에 치중한 채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전경련은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M&A 시장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재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알짜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거래건수 기준 6938건으로 전년도의 1만155건에 비해 32% 감소했지만, 1~2분기 감소하던 거래규모가 3분기에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반기 시장 침체에도 전체 M&A 중 기술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22.4%로 전년(15.4%)보다 오히려 증가했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한국 IT기업들이 소홀했던 기술 M&A에 다른 국가들은 무게를 두고 발빠르게 M&A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그동안 IT산업의 판도를 바꿨던 미국 IT 기업들의 혁신사례는 M&A가 기반이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 IT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M&A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韓 IT기업, 기술 M&A 활용 늘려야…정부 제도적 지원도 필요

 

전경련은 중국의 M&A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 IT기업도 기술 M&A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중국은 M&A 시장이 위축됐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활용해 M&A 전략을 적극 추진하면서 2005~2007년 세계 M&A의 0.6%에 불과했던 해외 M&A 규모를 2008~2011년에는 7.3%로 약 12배 늘렸다. 

 

금융위기 시절 중국의 M&A가 에너지·자원 확보 및 제조업 기반 강화 중심이었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첨단기술 획득을 통한 산업고도화 수단으로 확대됐다는 게 전경련의 평가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0위권 기업에 이름을 올린 비(非) 미국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두 기업의  M&A·투자 건수는 각각 713건, 502건에 달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기업이 정리된 반면, 새로운 기회의 발생으로 신산업 관련 기업이 급성장했다”며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M&A 활성화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글로벌 첨단기업들을 빨아들이고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도 M&A를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여기고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정부도 지주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허용의 제도화 등으로 기업 M&A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