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고:시크한 나작의 잔소리] ② 갑상선암 필독! 너무 빨리 수술부터 생각하지 말자

 

【 청년일보 】아팠을 때 비로소 보였던 것들

 

2013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고 갑상선 전절제 수술과 2번의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받았습니다.

나름 평정심을 유지하고 냉철했던 것 같은데 병원 가는 전철을 거꾸로 탔던 걸 보면 완전 제 정신은 아니었나 봐요.  아프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아픈 시청자보다 내 중심으로 원고를 썼다는 깨달음? 아프다는 것은 두려움과 누구도 대신 아파 줄 수 없는 외로움과의 싸움이라는 것? 그때 분명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었는데 왜 아직도 sick 한 작가냐고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까. 아파본 1인으로 제 인생 모토는 '아프지 말자'입니다. 유튜브 '시크한 작가들'의 컨셉이기도 하죠. 행간의 의미를 설명하자면 안 아픈 사람이 없는 유병장수 시대!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아프자! 혼자 아프지 말자! 그리고 저의 역할은 티카티카 잔소리 대마왕입니다.

 

◆갑상선암! 무조건 빨리 수술?

 

암 진단받으면 젤 먼저 떠올리는 게 수술이다. 누가 수술 잘하는지 명의를 폭풍 검색하고 혹시 기다리는 동안 암이 더 진행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어떻게든 빨리 수술받으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갑상선암 종류가 무엇이고,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수술 후 어떤 치료가 남아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수술을 받았다.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0~9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은 유두암이다. 암의 진행속도가 느리고 치료 예후도 갑상선암 중에서 가장 좋다. 유두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것은 여포암으로 전체 갑상선암의 2~3%를 차지하는데, 여포암 중 90%는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아 반절제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보통 유두암은 크기가 1cm 미만인 상태에서 기도, 성대 신경, 갑상선 피막 등으로 침범하거나 림프샘 전이 또는 원격전이가 없다면 추적관찰을 시행하고 악화되면 수술한다. 단, 1cm 이하 미세 암이라도 암의 위치가 성대 신경 근처, 기도 근처, 피막을 뚫고 나가는 위치에 있거나 림프샘 전이 또는 원격전이가 있으면 빨리 수술받는 게 좋다.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긴 하지만 치료가 어렵거나 예후가 나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분화암이다. 미분화암은 갑상선 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래 방치될 경우 분화의 방향이 역전되어 생기는데, 전체 갑상선암 중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장 속도가 빨라 진단과 동시에 4기로 분류된다. 미분화암은 평균 생존 기간이 몇 개월 단위로 짧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또 전체 여포암의 10%를 차지하는 ‘광역침범형’이나 여포암이나 조기에 발견되지 않는 ‘수질암’ 등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다. 이런 암은 무조건 빨리 수술해야 한다.

 

◆치료 방향의 키! 갑상선 절절제냐 부분 절제냐?

 

갑상선암 수술에 있어 전부 떼어내는 전절제냐? 일부를 떼어내는 부분 절제냐?는 주치의가 결정한다. 하지만 환자가 꼭 알아야 할 게 있다. 왜냐? 앞으로의 치료법과 향후 호르몬제 복용이 완전 달라지기 때문이다. 갑상선을 전절제하면 저 요오드 식이와 방사성 요오드치료는 거의 반드시 받는다. 호르몬제인 신지로이드도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가령 나처럼 30대에 전절제하게 되면 100세 시대라고 봤을 때 70년 가까이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약이라는 것이 반드시 작용 반작용의 원리가 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술이 그리 급하지 않은데 무조건 빨리 받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저 요오드식이?

 

갑상선 전절제를 하고 남은 암세포를 죽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하는데

저 요오드 식이는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받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저는 2주씩 두 번을 했는데 솔직히 갑상선암 치료에서 저 요오드 식이가 제일 힘들었다. 일단 저 요오드 식이 시간에 호르몬제 복용이 중지된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근육. 신경. 소화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내분비계 호르몬인데, 이게 없으니까 만사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특히 한겨울에 이가 달달 떨릴 정도로 추웠다.

 

저 요오드 식이는 한마디로 요오드가 든 식품을 최대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다. 요오드가 풍부한 식품 중 대표적인 게 천일염인데 중요한 건 한식에서 천일염 들어간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단 장류. 김치류 전부 안 된다. 빵이나 밀가루 음식에도 소금을 넣는데 어떤 소금을 넣는지 모르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이것저것 빼다 보면 거의 먹을 게 없다는 사실! 물론 저 요오드 소금을 사서 김치 담가 먹고 빵도 만들어 먹으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시크한 나작의 갑상선암 증상?

 

갑상선암의 대표 증상하면 목의 이물감. 쉰소리. 사례가 잘 걸린다 등인데 사실 내게 이런 건 전혀 없었다. 나에게 갑상선암은 “피로”였다. 한번은 너무 피곤해하니까 PD가 집에 데려다줬는데 그 새 잠이 들었고 깨어나서 택신 줄 알고 신용카드를 줬다가 욕 먹었던 기억 정도? 

암튼 그만큼 피곤했었고, 밤샘 원고를 써도 세수 안 하고 잔 적이 거의 없었는데 당시엔 잠깐 쉬어야지 하고 누웠는데 일어나면 아침이였다. 특이 증상으로 머리에 비듬이 생겼는데 흔한 비듬이 아니라 아침에 머리 감고 출근했는데 오후 되면 앞다퉈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로 심했다.

주치의는 갑상선암과 관련이 그다지 없다는데, 수술 후 비듬이 싹~ 없어져서 혼자 연관성을 찾는 중이랍니다.

 

◆아만자의 밥상은 달라야 한다?

 

암에는 좋은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 근데 ​갑상선암에는 실제 그런 음식이 없다.

이건 나작의 주치의가 하신 말씀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과유불급의 원칙이 적용된다! 특정 음식을 많이 먹어도 문제. 너무 적게 먹어도 문제라는 건데! 그 식품이 바로 요오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로 꼭 먹어야 하는 필수 무기질이다. 하지만 과잉섭취하면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생산되고 갑상선 과부하로 인한 기능 저하가 올 수 있기 때문! 참고로 세계보건기구 WHO의 하루 요오드 권장량은 150ug! 요오드가 많은 대표 식품으로는 미역과 다시마가 있다. 출산하고 삼시세끼 미역국 엄청 먹었는데, 미역국 한 그릇에 미역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700ug 이상의 요오드가 들어 있다는 사실!

 

 

 

글/나둘숙(건강프로그램 작가)

 

◆SBS 잘먹고 잘사는 법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KBS 명견만리

◆유튜브/블로그 <시크한 작가들>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