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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크한 나작의 잔소리] ⑥수행평가! 독후감 잘 쓰는 비법

 

【 청년일보 】두 번의 충격, 엄마표 훈련을 시작하다!

 

오늘의 컨셉은 sick 아니고 chic한 나작입니다. 방송작가다 보니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독서와 글쓰기인데요. 여기에 정말 할 말 많은 1인입니다. 글 쓰는 엄마다 보니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책 많이 읽히려 노력했고 꽤 많이 읽혔다 생각했는데 순전히 저의 착각이었죠. 바쁜 엄마를 대신해 둘째를 학원을 보냈는데 논술 샘 曰, “ 아이가 책을 읽을 줄 몰라요. 머리가 아닌 눈으로 훅~ 읽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그날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 번째 충격은 중학교에 들어간 큰딸한테 받았습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학교 과제의 대부분이 독후감 쓰기였어요. 평소 논리적으로 어찌나 엄마한테 말을 잘하는지 당연히 글도 웬만큼 쓸 줄 알았는데 말발과 글발은 별개인가 봅니다. 앞뒤 문장 안 맞는 건 그렇다 치고 줄거리는 어느 뫼로 등산 중인지, 게다가 느낌이 빠진 소감 작성까지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 도저히 엄마표 훈련을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래서 터득한 독후감 잘 쓰는 비법입니다.

 

◆독서습관! 꼭 한번은 확인하자!

 

요즘 저희 애뿐 아니라 책을 머리와 가슴이 아닌 눈으로 휙 읽는 애들이 많대요. 엄마들은 애가 책을 손에 잡고 있으니까 당연히 읽겠지, 머리에 남겠지 생각하는데 착각일 수 있다는 사실! 어릴 땐 책을 많이 읽는 것 보다 제대로 읽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꼭 한번은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는지 확인해 보세요. 어떻게 하냐고요? 일단 아이가 읽은 책, 엄마도 읽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재밌게 토론 한번 하세요. 책에서 무슨 일이 생겼고, 왜 등장인물들이 그런 행동을 했으며, 어떤 연유로 주인공이 감정의 변화를 보였는지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질문해 보세요. 아이의 대답 패턴과 태도를 보면 바로 감이 올 겁니다.

 

◆줄거리 작성법

 

독후감의 기본은 줄거리 파악이죠. 하지만 초등 고학년. 중학생이 되어도 줄거리 제대로 못 쓰는 학생들이 많아요. 다행히 줄거리 작성법은 요령이 있어서 비법만 터득하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는 사실! 일단 책을 읽은 후 아이와 줄거리에 대해 재밌게 토크한 후 글로 쓰게 합니다. 처음엔 대부분 길게 혹은 짧게 쓰는데요. 10줄 정도로 훈련을 시킵니다. 참고로 여기서 ​10줄은 기준일뿐 반드시는 아니에요. 만약 줄거리가 너무 길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문장을 하나씩 지워보세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지 터득하는 것, 아주 중요합니다. 반면 줄거리가 너무 짧다면 책의 내용상 중요한데 빠진 걸 아이에게 상기시켜주세요. 그런 다음 다시 줄거리 작성을 시킵니다. 아예 처음부터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사건을 메모하고 그걸 반영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소감 작성법

 

독후감의 품격을 높이는 건 후기, 소감입니다. 근데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죠. 저희 딸의 경우 처음 쓴 몇 개의 독후감을 써보니 ‘감명 깊었다, 재밌었다, 유익했다’가 전부였습니다. “느낀 게 이것뿐이야?” 했더니 “뭘 더 느껴야 하나요?”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더군요. 독후감은 독서 후 감상입니다. 감상은 느낄 감(感), 생각 상(想). 내가 느낀 것과 생각한 것인데요. 너도나도 재밌고 유익하고 감동이면 곤란합니다. 게다가 평가하는 선생님은 똑같은 독후감을 수십, 수백 개 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소감은 맞고 틀리고가 없습니다. 자신만의 생각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가장 중요한데요. 괜찮았던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팁 1. 하나를 물고 늘어져라

소감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방식으로 쓰다 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표현도 풍부해집니다. 초반엔 주인공이나 감정이입이 되는 등장인물. 사건을 물고 늘어지거나 이면을 추론하는 등의 방법을 추천합니다. 인상 깊었던 사건이나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대한 느낌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팁 2. 경험과 연결하라

강아지 똥이란 책으로 딸과 독후감을 썼습니다.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무시당하던 강아지 똥이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책인데요. 짧지만 전달하는 메시지가 강하고 확실합니다.

이런 경우 소감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강아지 똥이 불쌍해서 슬펐는데 꽃으로 다시 태어나서 기뻤다? 저희 딸이 쓴 소감이에요.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버무리게 했습니다. 친구한테 무시당했던 경험, 아니면 친구가 비슷한 상황을 당했을 때 자신의 느낌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그때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고. 비록 당시엔 아무런 말도 못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 등 경험과 연결해서 쓰면 나만의 독후감이 됩니다.

 

팁 3. 느낌을 비교하라

이건 저희 딸이 스스로 터득하고 제가 알려준 방법인데요, 국어 선생님께 칭찬받았다며 좋아했습니다. 과제로 나온 독후감 목록이 나왔는데 예전에 읽었던 책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을 비교해가면서 소감을 쓰는 겁니다. 자신의 관점이 어떻게 무슨 계기로 바뀌었고 얼마나 성장했는지가 보이는 성장형 독후감이 탄생합니다.

 

 

 

 

글/나둘숙(건강프로그램 작가)

 

◆SBS 잘먹고 잘사는 법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KBS 명견만리

◆유튜브/블로그 <시크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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