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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국토종주 자전거 여행기-中] 수안보 온천서 강정고령보까지...173.5km의 질주

 

【 청년일보 】 지난 12일 밤, 인천에서 출발해 217km를 내리 달려 13일 오후에 도착한 수안보 온천에서 보낸 하룻밤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14일 오전 8시께 수안보 온천을 뒤로 하고 부터는 연이어 산악구간이었다.

 

은행정 교차로를 지나 2.2km의 조령산 업힐을 하던 도중 중간 쉼터에서 뒷 휠 튜브에 펑크가 났다. 자전거길에 뾰족한 돌맹이가 많았던 것에 더해 자전거 뒷 타이어를 로드용이 아닌 트랙용 타이어를 끼우고 온 불찰이었다.

 

조그마하게나마 공구통에 여분 튜브를 가지고 와서 망정이지, 만약 준비를 못했다면 2.2km를 걸어서 다시 수안보로 돌아가 자전거 수리점에 들렀어야 했을 것이다. 튜브 자가 교체를 마치고 쉼터에 있는 공기 펌프로 공기를 어느 정도 넣고 출발할 수 있었다.

 

 

이후 행촌사거리까지 신나는 다운힐 이후, 전(全) 국토종주 루트 중 가장 힘들다는 4.8km의 백두대간 이화령 고개가 등장한다.(수안보 온천에서 쉰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다만 거리가 길 뿐, 경사도는 그리 높지 않아 꾸준히 오르다 보니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긴 업힐이다 보니 다운힐도 길었다. 지금와서 생각하지만 이화령 고개 다운힐이 국토종주 전 루트 중에서 가장 즐거운 루트라고 생각한다. 다운힐을 다 내려오고 나니 본격적인 문경시가 나타났다.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자전거 수리점이었다. 뒷 휠의 트랙용 타이어를 로드용으로 교체할 수 는 없었으나 여분의 튜브를 다시 구비할 수 있었다.

 

 

식당에서 간단하게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고 꾸준히 달려 도착한 곳은 문경 불정역이었다. 지난 13일 새벽에 도착했던 능내역과 같은 폐역이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불정역을 지나 상풍교로 이어지는 길, 드디어 새재 자전거 길의 마지막을 장식할 경상북도 상주시에 접어들었다.

 

상주시에 들어오자마자 이어진 자전거길은 태봉생태습지보존구역 내 자전거 길이었다. 자전거길 양 옆으로 습지가 조성돼 있었다. 이 구역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자리 떼와 싸워야 했고, 중간중간 자전거 길에 나와 있는 뱀을 피하는데 집중해야 했다.

 

 

태봉생태습지보존구역에 이어 도착한 상주 상풍교는 100km에 달하는 새재 자전거 길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상풍교를 지나고 국토종주의 마지막 코스인 낙동강 자전거 길에 접어들었다.

 

상풍교에서 상주보를 가는 길은 국토종주 자전거 길(산 두 개를 넘어야 한다)이 아닌 앞서 뒷바퀴 펑크가 났던 쉼터에 있던 안내문 덕분에 알게 된 낙동강 자전거길 우회로를 선택했다. 이에 다소 돌아가지만 평지인 길을 달리다 보니 상주 자전거 박물관에 도착하게 됐다.

 

 

 

즉흥적으로 박물관에 들어가 관람하기로 했다. 자전거 박물관은 자전거의 역사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 어린이 체험공간을 비롯해 국토종주 자전거 길의 중간 지점인 ‘상주’와 자전거에 얽힌 역사까지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축구공을 바퀴로 한 축구공 자전거나 누워서 탈 수 있는 트라이커 등 특이한 자전거를 전시해 뒀고, 자전거 부품들에 대한 명칭이나 동력 전달에 대한 설명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상주보를 지나자 경상북도 의성군으로 들어섰다. 오후 4시께 도착한 낙단보 인증센터에서는 국토종주를 하는 사람들을 대거 만날 수 있었다. 1년동안의 계획을 세워서 구간마다 시간을 들여 국토종주를 하는 부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이 미뤄진 대학생들도 있었다.

 

 

이어 구미보를 지나 칠곡보에 다다르자 해가 또 지기 시작했다. 칠곡보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나자 완전히 어두워졌고, 역풍과 날벌레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그렇게 한시간 반을 달려 오후 9시께, 대구시 달성군에 진입, 강정고령보에 도착했다. 이미 부산은 태풍 영향으로 비가 오고 있었고, 다음날인 15일은 부산에 비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밤늦게 비바람을 맞으며 부산에 가기보다 대구에서 하룻밤 쉬고 가기로 했다.

 

그렇게 강정고령보 옆에 있는 강정 유원지엔 지난 3일부터 내달 3일까지 ‘2021 달성 대구 현대 미술제’가 진행 중이었다. 4대강 문화관이라고도 불리는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인 ‘디 아크’에도 조명이 더해져 한층 색다름을 선보였다.

 

 

◆Tip

1. 기왕이면 국토종주는 로드자전거가 아닌 그래블 자전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고 하자. 로드자전거로 처음 도전한다면 엉덩이는 포기해야 할 수도...

 

2. 절대 트랙용 타이어로 국토종주를 하면 안 된다. 조그만 돌조각으로도 펑크가 나기 십상이다.

 

3. 장거리 라이딩을 할 때는 물통 게이지에 들어가는 조그마한 공구 통에 다기능 렌치, 여분 튜브(튜블리스 타이어가 가장 편하겠지만 아니라면), 타이어 레버, CO2 카트리지·인젝터 등은 기본으로 챙겨 다니는 것이 좋다.

 

4. 자전거를 타다 보면 벌레들과 많이 부딪힌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은 필수로 착용하도록 하자.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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