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나홀로 국토종주 자전거 여행기-下] 강정고령보서 낙동강하구둑까지...147.3km의 끝

 

【 청년일보 】 국토종주의 마지막 일정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대구 계명대학교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맥주를 한잔 했던 탓인가 12시가 넘어서야 자전거에 올라탈 수 있었다.

 

날씨는 화창했다. 마지막 국토종주 골인 지점인 부산도 비가 안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다.

 

대구 시내를 벗어나 달성보를 지나치자 경상남도 합천군에 다다랐다. “이제 경상‘남’도다”하는 기쁨도 잠시, 합천 창녕보와 창녕 함안보 사이에는 경사도 13%의 가파른 박진고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경남 의령군 부림면 경산리 박진교에서 낙서면 전화리 부곡마을까지 약 4km 구간인 박진고개는 정상에서 보면 낙동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이 특징이며 ‘아름다운 국토종주 자전거길 20선’에 들어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박진고개를 올랐다. 하지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은 잘 모르겠다. 내리막도 지면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해서 지난 14일 이화령 다운힐에 비하면 매우 별로였다.

 

조심스럽게 다운힐 해 내려오니 창녕군 시내를 지나 함안보에 도착했다. 함안보부터 양산 물문화관 까지가 가장 고비였다. 함안보부터 양산 물문화관까지는 55km인데, 중간에 잠깐 쉬었다 갈 곳이 없는 것이다.

 

 

함안보를 지나자 어둑어둑 해도 지고 있었다. 오후 7시께 해가 완전히 저물었고, 김해시에 진입했다. 낙동강역에 다다르기 직전 작은 카페에서 빵으로 저녁을 때우고 다시 양산까지 달려갔다.

 

 

어둡고 좁은 자전거길을 달려 양산 물문화관에 도착한건 오후 9시 35분. 이제 남은 건 35km 남짓의 낙동강 하구둑까지의 루트였다.

 

 

하지만 남은 길이와 상관 없이 ‘부산의 자전거 도로는 엉망이다’라는 가장 큰 난관이 남아있었다. 먼저 지도 상의 호포대교 옆에 나 있다는 자전거 도로는 없는 길이라, 호포대교를 건너야 하고, 호포대교를 건너면 찻길로 달려야 하는데 운전자들이 욕을 하기 일쑤다.

 

본인도 호포대교를 건너고 찻길 4차선 구석에서 달리고 있었으나 옆의 운전자에게 “왜 자전거가 찻길에서 달리냐”며 욕을 얻어먹었다.

 

 

이어 사상구에서 사하구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길은 노면 상태가 엉망이다. 중간중간 꺼지거나 턱이 많았고(잘 보이지도 않는다) 이에 대한 대처로는 ‘노면이 고르지 못하니 속도를 줄이세요’라는 표지판을 세운 것이다.

 

노면을 고르게 만드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었나 보다. 덕분에 2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35km의 마지막 루트를 달려 총 633km의 국토종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국토종주의 종착지인 낙동강 하구둑은 고향이 부산인 본인이 자주 놀러갔던 곳이었다. 마지막 골인 지점에 들어서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국토종주를 하면서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만 기차나 지하철 타고 갈까”라거나 “일부분 씩만 하고 나중에 인증받을까”하는 등 온갖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거나 편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대한 거부감 보다는 해내겠다는 의지와 자존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반팔 져지에 반장갑을 끼고 있던 터라 팔과 손은 반장갑 모양 빼고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이 또한 해냈다는 것에 대한 훈장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국토종주 인증서와 인증메달 신청만 남았다. 향후에는 국토 그랜드 슬램 달성을 위해 4대강과 동해안, 제주도 종주를 마무리 하고, 2개의 메달(4대강종주, 그랜드슬램)을 추가로 획득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