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의 경기 진단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달 14개월 만에 '경기 회복'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데 이어, 이달에는 고용 둔화를 포함한 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고용 둔화와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대비 고용 상황에 대한 우려를 추가한 것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정부의 경고가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는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천명 감소하며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9만7천명, 건설업 취업자는 15만7천명 감소하며 주요 산업에서 고용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실업자 수도 17만1천명 늘어나 실업률은 3.8%로 상승했다. 고용률도 0.3%p 하락한 61.4%로, 고용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하며 전달(1.5%)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향후 가공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8.4로 전달(100.7)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고,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도 53.7로 급락했다. 내수 부진의 신호는 할인점 매출 감소(전년 대비 -3.0%)와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26만2천명, 전달 대비 -11만1천명)에서도 확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신호도 일부 관찰됐다. 12월 카드 국내 승인액(5.4%)과 승용차 내수 판매량(6.7%), 온라인 매출액(12.0%)은 증가하며 소비 회복 가능성을 일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 매출 확대는 대면 소비 위축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이 공조해 2025년 경제정책방향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