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석 달째 "경기 하방 위험 확대" 진단…"건설 부진·수출 둔화"

등록 2025.03.10 12:22:35 수정 2025.03.10 12:22:35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취업자 증가에도 건설업 고용 감소 '뚜렷'…"소비·투자 부진 지속, 내수 회복 어려워"

 

【 청년일보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 달 연속으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 불황이 투자 및 고용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27.3% 급감하며 경기 위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건설 수주와 건축 착공 면적 등 선행지표의 개선세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에서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1월 취업자 수는 13만5천명 증가했지만, 건설업 취업자는 16만9천명 감소해 전반적인 고용 부진을 초래했다. 반면, 정부 주도의 임시직 일자리는 7만2천명 증가했으나, 자영업자(-2만8천명)와 일용근로자(-11만6천명) 감소가 이어졌다.

 

내수도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 머물렀다. 1월 소매 판매는 설 명절 등의 영향으로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고금리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설비투자 또한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통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2.2%에서 2.0%로 낮아졌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물가의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다른 주요 품목들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체적인 수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이 한국 수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철강 제품 등이 관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향후 우리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KDI는 "정국 불안의 영향은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해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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