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시장은 포화"…뉴 아워홈 ‘외식·유통’시장서 진검승부

등록 2025.05.26 08:00:01 수정 2025.05.26 08:00:09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급식시장 판도 변화는 제한적…외식·유통이 관건으로
한화 유통망 시너지 기대…글로벌 확장 가능성 주목
2030년 매출 5조원·영업익 3천억원 달성 목표 제시

 

【 청년일보 】 한화그룹이 단체급식 2위 기업 아워홈을 인수하면서 식품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미 포화된 국내 급식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아워홈이 외식·유통·푸드테크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급식시장 포화 속 경쟁력 유지…확장 여력은 ‘제한적’

 

한화그룹은 지난 15일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하며 단체급식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인수 주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총 8천695억원을 투입해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를 통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주도로 진행됐다. 한화는 아워홈을 통해 푸드테크·외식·유통 등 식음료(F&B) 분야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급식사업 확대보다는 밸류체인 확장과 디지털 전환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대기업이 전체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신규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사업장의 신규 출현이 드물고, 대부분 주요 기업과 기관들이 기존 공급사와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데다, 계약 갱신 역시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져 급격한 점유율 변동은 어려운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한 뒤 급식 부문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업계 전반은 "단기간 내 판도가 바뀌긴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급식은 시장 자체가 포화돼 있고, 특히 대기업 간 점유율이 고착된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으로 인한 지각변동은 쉽지 않다”며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급식 단독 확대보다는 계열사 시너지나 외식·푸드테크 확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워홈, 외식·푸드테크·글로벌로 확장 본격화

 

아워홈도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김태원 신임 대표는 외식·식품제조 부문 강화를 통해 국내 1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천억원 달성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발표하며, 급식 외 영역에서의 성장전략을 강조했다.

 

다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2천440억원, 887억원, 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94%, 21.64% 감소했다.

 

 

이미 아워홈은 최근 몇 년간 급식 이외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10% 수준이나, K-푸드 인기로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여건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회사는 미국, 중국, 베트남, 폴란드 등 5개국에서 120여 개의 사내식당을 운영 중이며, 미국 LA공항에서는 기내식 전문회사 HACOR를 통해 항공 기내식 공급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USPS(미국우정청) 등 해외 유수 기관과의 계약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자동식기세척기, 자동볶음솥, 화재 예방 시스템 등 자동화 설비 도입을 진행했으며, 두산로보틱스와 협업해 무인조리 자동화 장비 개발에도 착수한 바 있다.

 

회사는 로봇 등 첨단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 등과 함께 ‘주방 자동화’ 등 기술을 접목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유통·외식 접점 확보가 관건

 

업계에서는 아워홈의 핵심 과제가 단순한 급식 확장을 넘어 외식과 유통 시장에서의 접점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 계열의 유통망과 아워홈의 식자재·외식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새로운 식음 플랫폼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동선 부사장 역시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식자재 유통 회사가 아니다”며 “밸류체인 확장과 전처리·물류 효율화, 주방 자동화 기술 등 혁신 역량을 갖춘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아워홈이 급식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외식·식품제조·푸드테크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단체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급식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고정되어 있는 산업이라 신규 고객사 확보가 어렵고, 인구 감소나 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일부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워홈이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급식을 넘어선 포트폴리오 전환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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