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저성장 굳어지나…사상 첫 ‘2년 연속 2% 미달’ 현실화

등록 2025.08.24 07:20:52 수정 2025.08.24 07:23:01
박상섭 기자 bakddol@youthdaily.co.kr

한은·KDI 이어 정부도 ‘올해 0%대·내년 1%대’ 전망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3년 이래로 처음
“美반도체 관세 부과 때는 성장률 더 떨어질 수도”

 

【 청년일보 】 허약한 성장잠재력,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더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0%대 성장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 성장률도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예측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사상 처음으로 성장률이 2년 연속 2%를 밑도는 저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망은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등 긍정적 정책 효과는 반영했지만, 미국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은 제외한 전망치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다.

 

◆ 팬데믹·금융위기 땐 ‘부진 뒤 반등’…이번엔 ‘부진 또 부진’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9%,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건설업 불황 등 영향으로 올해 1월 정부가 내놓은 수치(1.8%)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뒤로 5년 만에 가장 심한 불황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대에 그쳤다.

 

과거 충격을 겪은 이듬해에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성장률이 큰 폭 반등한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성장률은 2020년 0.7% 뒷걸음쳤다가 다음 해 4.6%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는 0.8%로 줄어들었다가 곧이어 7.0% 급등했고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는 4.9% 하락했다가 1년 만에 11.6% 치솟았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실질 GDP 성장률은 내년까지 2년 연속 2%를 밑돌게 된다.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3년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전례 없는 저성장 전망은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마찬가지다. 한은과 KDI는 각각 지난 5월과 8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0.8%, 1.6%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한국의 올해·내년 성장률을 각각 0.8%, 1.8%로 전망하면서 역시 ‘저성장’ 기조를 확인했다.

 

‘2년 연속 2% 미달’ 저성장 전망에 정부와 중앙은행, 국내외기관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셈이다.

 

◆ 역대급 장기 내수 부진서 회복하니…이번엔 수출 발목

 

올해 0%대 저성장의 기저효과에도 내년 성장률 반등세가 미미한 주된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1.7%)와 건설투자(2.7%)는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수출은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 영향이 크다.

 

게다가 이번 전망에는 최근 짙어진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도체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은 한국 주요 기업들에 이미 ‘악재’로 받아들여지면서 추가 투자를 제약하는 모양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으면 반도체 품목관세 100%를 부과할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공장을 짓는 반도체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반도체 품목 관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한국에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되면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