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정치 권력의 향배가 갈리는 해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각각 국정 안정과 정권 심판을 앞세워 전면전에 돌입했으며, 특검과 사법개혁, 통합과 민생을 둘러싼 프레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여야 지도부의 신년 메시지와 주요 정치 현안, 서울·부산 등 핵심 광역단체장의 행보를 토대로 2026년 정치 지형을 분석, 지방선거를 둘러싼 권력 구도 변화와 여야 전략, 지역 정치의 변수를 중심으로 향후 정치 흐름과 그 파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정권 안정 완성" vs "보수의 생존"…판도 뒤흔드는 '지방선거'
(中) 이재명 정부 2년차…'대한민국 대도약' 비전 시험대
(下) 서울·부산이 '변수'…정국 주도권·대권 구도의 '바로미터'
【 청년일보 】 올해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재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는 정권 2년 차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정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치적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여당은 '정권 안정의 완성'을, 야당은 '보수의 생존'을 각각 걸고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 나선다.
7일 국회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입법·행정 권력을 모두 장악한 상태다. 여기에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경우, 이재명 정부는 사실상 국정 전반을 관통하는 지배력을 갖게 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지방 권력 싹쓸이'로 규정하는 이유다. 이는 단순한 선거 전략이 아니라, 조기 대선과 총선을 거쳐 형성된 권력 구도를 완결 짓겠다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운 프레임은 분명하다. '내란 심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이후 이어진 사법 절차는 민주당에게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다. 민주당은 1차 특검에 이어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며, 계엄 사태의 책임 범위를 전 정부와 보수 진영 전반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통일교·신천지 특검까지 수용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신년사에서 '특검으로 내란 잔재를 깔끔히 청산하겠다'고 선언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특검 정국이 일회성 국면이 아니라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장기전임을 공식화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구성원들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특검의 방향과 수위는 선거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 역시 리스크를 안고 있다. 내란 프레임의 유효성이 선거 시점까지 유지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권자의 관심은 사법 판단보다 민생과 성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민주당이 신년사와 각종 메시지에서 코스피 4,000 돌파, 관세 협상 타결, 인공지능(AI) 예산과 국민성장펀드 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능한 정부' 이미지를 통해 내란 심판과 민생 회복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생존의 문제다. 총선 참패와 계엄 사태, 대통령 탄핵으로 중앙 권력을 모두 잃은 국민의힘은 지금 '소수 야당'에 머물러 있다. 지방선거에서마저 참패할 경우, 보수 진영의 정치적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 팽배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지닌 전략은 아직 선명하지 않다. 장동혁 대표의 신년사는 '자유민주주의·법치·통합·민생'이라는 원론적 가치에 머물렀다. 계엄 사태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끝내 피했다. 이는 강경 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어느 쪽도 잃지 않으려는 선택이지만, 동시에 분명한 메시지를 내지 못한 한계로도 읽힌다.
당 내부에서는 '윤석열과의 절연'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중진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사과와 선 긋기를 언급하는 상황이지만, 지도부 차원의 결단은 나오지 않았다. 내년 초로 예정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선고는 국민의힘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판결 결과에 따라 '윤 어게인'과의 거리 설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다. 광역단체장 출마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대 10석 안팎의 재보선이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는 지방선거를 사실상 '미니 총선'으로 만들며,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자 기회가 된다.
결국 2026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권력 경쟁이 아니다. 내란 이후 한국 정치가 '청산의 정치'에 머무를 것인지, '성과와 미래 경쟁'으로 넘어갈 것인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정권 안정의 완성이 될지, 예상치 못한 균열의 시작이 될지는 이제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 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