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획-Work] ② '비선호'에서 '기회의 땅'으로…현장직, 2030 직무 선택지 '1순위'

등록 2026.03.09 08:00:02 수정 2026.03.09 08:00:14
신영욱 기자 sia01@youthdaily.co.kr

노력만큼 버는 수익 구조에 메리트…육아 등 미래 준비에 안정적
버스 운전기사·환경미화원 등 현장직 선택하는 2030세대 증가세
Z세대 구직자 1603명 설문조사서 63%가 '블루칼라' 긍정적 답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오늘날의 청년에게 사치가 됐다. 청년이 마주한 일자리(Work)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삶(Life)의 기본 조건인 주거 공간(House)은 만질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이 어른거린다. 과거의 청년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워라밸을 추구했다면, 이제 청년은 생존을 고민한다.

 

취업 관문 앞에서 ‘쉬었음’을 강요당한 청년들, 급여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와 대출 이자로 쏟아부으며 독립을 미루는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셈법의 프로젝트로 변모했다.

 

이에 청년일보는 일(Work)과 삶(Life), 그리고 집(House)이 맞물린 교착 상태를 ‘워라하밸(Work·Life·House·Balance)’이라는 확장된 틀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통계의 숫자 뒤에 숨어있던 청년들의 ‘조건부 포기’와 ‘강요된 선택’을 조명한다. 구직 현장에서 내뱉는 한숨부터 경력 단절의 공포, 그리고 부동산 계약서 앞에서 표류하는 미래 설계까지, 파편화된 청년 담론을 하나로 엮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30대 중반인 A씨는 4년차 건설기계 운전기사다. 30대 초반 국내 중소기업에 근무했던 그는 결혼 직후 퇴사를 결정하고 현재 일을 시작했다. 당장 소속 회사가 있지만 법적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신분이다.

 

그는 다소 생소한 직업임에도 이 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입을 꼽았다. 결혼 직후 아이가 생기며 수입에 고민을 하게 됐고 건설기계 운전기사 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등 수입이 더 많은 일도 분명 있지만, 일반적인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수입은 확실히 더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과거 대비 젊은 얼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나 노조의 노력으로 급여 수준 외에 근무 환경 등 부분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월 2회 휴무였다면 어느 순간부터 일요일마다 쉬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토요일 2회, 주 5일 등 소속 회사나, 근무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환경 자체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와 같은 건설기계 운전기사 외에도 과거 젊은 근로자를 찾아보는 게 쉽지 않았던 다른 현장직 역시 2030 근로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환경미화원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채용에 2030세대의 지원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버스 운전기사 역시 2030세대 근로자가 증가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2년 7559명이었던 2030 세대 버스 운전기사 수는 지난해 1만389명까지 늘었다. 여기에 예비 버스 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매달 진행하는 버스 안전 교육 과정의 지난달 수강 정원(화성센터) 30명 중 17명이 2030세대로 나타났다.

 

올해로 6년 차를 맞이한 30대 버스기사 B씨는 직업 선택 이유로 수입을 꼽았다. 과거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자신이나 선배들의 급여 수준을 고려했을 때 가정을 온전히 꾸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B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수입에 대한 고민이 커졌던 것 같다”며 “특히 아이가 생기면서 수입이 더 나은 일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무 과정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급여 자체가 중소기업 근무 당시와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이나 인테리어 등 현장직을 선택하는 이들도 과거 대비 늘고 있는 추세다. 다른 직장을 다니다 전업을 선택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첫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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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플랫폼 ‘캐치’가 지난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구직자 16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블루칼라 직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는 7%에 그쳤다.

 

물가와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노력한 만큼 버는' 수익 구조에 대한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긍정적으로 답변한 이들 중 67%는 높은 연봉을 이유로 선택했다.

 

건설 현장 전기 관련 업무를 하는 20대 후반 C씨는 “군 제대 직후 아르바이트로 처음 현장일을 시작했다가 적성에도 맞아 아예 직업으로 선택을 하게 됐다”며 “당시 함께 일하던 팀 선배들의 수입을 들으며 확실히 기술직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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