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 부담금'에 대한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이른바 '설탕세'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에서도 가당 음료에 별도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되며 제도 도입 논의에 다시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설탕세 논의는 당류 과잉 섭취가 비만과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세금 부과를 통해 소비를 줄이고 국민 건강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노르웨이, 프랑스, 영국, 멕시코 등 여러 국가가 이미 설탕세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각국 정부에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가당 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과거 발의된 적 있지만 실제 제도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발의된 개정안에는 당 함량에 따라 100ℓ당 최소 1천원에서 최대 2만8천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담겼다.
문제는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식음료업계 일각에서는 설탕 부담금이 제조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작용해 결국 제품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식음료업계은 이미 원가 상승과 소비 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설탕세까지 도입될 경우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정책 의도와 달리 소비자 물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에서도 설탕세가 기대만큼의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경우 설탕세 도입 이후 관내 음료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소비자들이 인근 비과세 지역에서 음료를 구매하는 이른바 '원정 쇼핑'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덴마크 역시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가 소비자 반발과 산업 위축 등을 이유로 단기간에 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비만 문제 자체가 단순히 설탕 섭취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비만은 운동 부족, 식습관, 생활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류 과잉 섭취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반드시 '설탕세'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정책의 목적이 국민 건강 증진에 있다면 접근 방식 역시 보다 정교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세금 부과만으로 소비자의 식습관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저당·제로 제품 확대 노력, 소비자 인식 개선, 건강 교육 등 다양한 수단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설탕세 논의는 이제 다시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중요한 것은 '도입 여부' 자체보다 국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건강 정책이라는 명분이 또 다른 부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효과와 산업 영향,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