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권가 주요이슈] 세금폭탄에 성난 300만 서학개미...금감원, NH투증에 옵티머스펀드 원금 반환 결정 外

등록 2021.04.11 00:00:00 수정 2021.04.12 07:56:08
강정욱 기자 kol@youthdaily.co.kr

 

【 청년일보 】 지난주 증권업계에서는 비상장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이 속출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전례없는 국내 증시 유치 마케팅에 나섰고, JP모간체이스가 미국이 최상의 경제 조건인 골디락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서학개미들이 세금폭탄을 맞고 있는 것에 분통을 터뜨리는 한편 국내 주식 투자자 310만명이 한 종목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빅히트가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품어 글로벌 기획사로 도약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고, 금융감독원이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펀드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리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됐다.

 

◆ 美 증시 상장 러시...거래소 "상장비용, 한국 10배"

 

한국거래소가 최근 게임업체 ‘크래프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들을 잇달아 접촉해 전례 없던 상장 유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음.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유니콘이나 유니콘 직전 단계의 이커머스, 핀테크, 바이오 기업들이 ‘넥스트 쿠팡’을 기대하며 미국 증시 상장을 저울질하자 이들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

 

지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3월 말 야놀자를 대상으로 상장 관련 컨설팅을 진행했음. 미국과 한국 증시 상장 때 들어가는 비용을 구체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미국 상장 시 법률 및 규제 리스크 등을 상세히 설명했음.

거래소는 야놀자의 공모 예상 금액을 5000억∼1조 원으로 가정해 국내 상장 때 소요되는 비용을 100억∼120억 원으로 추산했음. 반면 뉴욕증시에 상장하면 600억∼1000억 원이 드는 것으로 예상했음.

 

상장 주관 금융사에 내는 수수료가 한국은 공모가의 1%, 미국은 5%로 차이가 나고 법률·회계 자문 수수료도 한국은 10억 원, 미국은 최소 1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음.

거래소는 야놀자 외에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인 기업들을 임원급이 잇달아 만나 상장 유치 마케팅을 벌였다고.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비싼 상장 추진 및 유지비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까다로운 컴플라이언스, 이를 어길 경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 리스크를 설명했다” 함.

 

◆ JP모간체이스 "美 골디락스 구간 진입"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나가고 있다며 2023년까지 경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음. 미국이 최상의 경제 조건인 ‘골디락스(Goldilocks)’ 구간에 진입했다고도 평가.

 

다이먼 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띄운 연례 서한에서 “초과 저축과 추가 재난지원금, 정부의 엄청난 적자 지출, 새 양적완화, 새 인프라 법안 가능성, 성공적인 백신, 대유행 종식을 앞둔 기쁨으로 경제가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음.

 

그는 미 소비자들이 재난지원금을 이용해 부채를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저축액을 늘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봉쇄 조치 종료 이후 보기 드물 정도의 소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음. 발 빠른 백신 배포와 막대한 저축,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법안 추진 등이 골디락스 경제로 이끌 것이란 관측.

골디락스는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 속에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더디게 진행되는 최적의 경제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용어.

 

◆ 300만 서학개미...세금폭탄에 분통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서학 개미’의 수가 300만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됐음.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914만명)의 3분의 1 수준까지 늘어난 것. 해외 주식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해외 주식 양도 차익에 물리는 ‘세금’에 대한 불만도 확산되고 있음.

 

국내 주식의 경우 대주주(한 종목 10억원 이상 보유)만 투자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반면 해외 주식은 투자 규모에 관계없이 연간 투자 수익이 250만원이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

 

해외 주식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왜 해외 주식 투자 수익만 세금을 더 내야 하느냐”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 해외 주식의 경우 250만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 22%(국세 20%·지방세 2%)를 세금으로 내야함.

 

국내 주식의 경우 지금은 대주주만 납세 대상이고,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더라도 5000만원이 넘는 투자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이후에도 국내 주식 공제 금액이 해외 주식의 20배 수준인 것.

 

◆ 주식 열풍 진단..."310만명 한 종목에 올인"

 

‘한 종목에만 몰빵하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생각하면 오산.

지난 8일 예탁결제원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352사의 주식 소유자를 살펴봤더니, 딱 1종목만 보유한 투자자가 31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음. 전체 투자자의 33.8%에 달함. 손실 위험을 덜려면 분산 투자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2종목은 153만명(16.7%), 3종목은 100만명(10.9%) 순이었음.

전체의 87%는 10종목 미만을 보유하고 있었음. 하지만 100종목 이상 보유해 펀드매니저를 뺨치는 투자자도 1만4091명이나 됐음. 1000종목 이상 보유해 ‘주식 백화점'을 차린 투자자는 104명이었음.

 

◆ "어느덧 벚꽃 계절"...4월 증시도 활짝 피나

 

2분기 들어 글로벌 증시에도 벚꽃이 피어올랐다고. 뉴욕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역대 처음으로 4000 고지를 돌파했음. 미국의 초대형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과 주요 경제지표 호조 속 금리가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백신 보급도 경기 회복에 속도를 더하고 있음.

이에 국내 증시는 모처럼 훈풍을 맞았음. 코스피 지수는 한 달여 만에 3100선을 탈환했음. ‘국민주’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5일 이후 최고가(8만4800원)로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음. 이달 본격화되는 어닝시즌도 기대 요소. 다만 증시 과열 조짐도 일부 나타나고 있어 상승장이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됨.

 

지난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0.8%대 오르며 지난 2일 3112.80에 상승 마감. 31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17일(3133.73) 이후 32거래일 만.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5%가량 오른 970.09을 기록했음.

 

증시는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에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확대, 기술 육성책이 포함되면서 관련 에너지·IT·통신 등 섹터가 움직였음.

 

이달 본격화되는 실적시즌도 2분기 국내 증시에 호재. 경기 정상화 국면에서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실적 장세가 두드러질 전망. 증권사들은 IT, 자동차, 2차 전지 등 업종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예상하고 있음. 이들 업종 대형주들이 몰려있는 코스피 지수 오름세에 기여할 것으로 보임. 

 

 

◆ "빅히트, 美 이타카 품어"...글로벌 기획사 도약 촉각

 

KTB투자증권은 지난 5일 빅히트에 대해 미국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 합병으로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25만원에서 33만원으로 32% 상향 조정.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해 주식 수 8.7% 희석되는 것보다 이타카 합병을 통해 기대되는 시너지가 더욱 크다며 빅히트의 중장기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고.

 

빅히트는 지난 2일 장 마감 후 이타카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공시를 발표. 빅히트 아메리카가 100% 보유하고 신주 9억5000만주를 발행해 빅히트로부터 확보한 자금으로 이타카 합병대금 1조700억원을 지급하는 구조.

 

KTB투자증권은 이번 인수로 기대되는 시너지를 ▲탑티어 아티스트 라인업 확장 ▲솔루션 및 플랫폼 사업과 시너지 ▲빅히트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 확장 ▲밸류체인 내재화 및 규모의 경제 달성 ▲IP(지적재산권) 사업 공동개발 등으로 꼽았다고.

 

◆ 여행·항공株...백신여권에 웃음꽃 피나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면서 '관광' '여행'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백신 여권', '트래블 버블' 등 정책도 가시화되면서 여행주가 다시 꿈틀댄다고.

지난 8일 하나투어는 전일 대비 1200원(1.85%) 내린 6만3600원, 모두투어는 250원(1.17%) 하락한 2만1050원에 장을 마감했음. 이날 0시 기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나오면서 여행 관련주 약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장기적으론 여행 산업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음.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사별 프로모션도 활발해지고 있고 여행지별 백신 여권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라며 "규제가 조금만 풀려도 잠재 여행 수요는 폭발적일 것"이라고 예측.

 

◆ 금감원, NH투자에 옵티머스 펀드 원금 반환 결정

 

금융당국이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NH투자증권에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렸음. 이번 분조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로, 최초로 투자자와 NH투자 양측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진술했음.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금융분쟁조정위(분조위)를 열어 NH투자가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2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고 6일 밝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민법에서 애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

 

금감원은 옵티머스 투자제안서에 기재된 공공기관 3곳과 지방자치단체 2곳에 확인한 결과 옵티머스가 제안한 만기 6~9개월짜리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은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냈음.

 

투자자와 NH투자 양측 모두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수락해야 조정이 성립됨. 조정이 성립될 경우 3천억원 규모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음.

 

NH투자증권은 분조위 결정에 존중한다면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힘.

 

◆ LG 스마트폰 철수...'경영진 책임론' 부각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막을 내린 데에는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스마트폰 사업은 첫 단추부터 꼬였음. 대표적인 사건이 '맥킨지 리포트' 사태. 컨설팅 업계에서는 아직도 잘못된 컨설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

 

2007년 LG전자는 스마트폰 진출을 고민하던 시기 맥킨지에 해당 시장 컨설팅을 의뢰했고, 스마트폰 시장을 과소평가한 보고서를 맹신해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늦었다고 알려진 사건. 

 

업계에서도 당시 오너가 내린 잘못된 판단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잘못 출발했다는 평가가 제기. 이후 해당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구본준 당시 부회장이 직접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대규모 투자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초콜릿폰' 신화 주인공인 조준호 사장이 이끈 스마트폰 사업도 10분기 연속 적자에 2조원의 손실을 기록.

 

이후 현 LG전자 사장인 권봉석 사장과 이연모 부사장이 MC 사업부를 2019년부터 이끌었지만, 그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사업 중단'. 애플-삼성 양강 체제에서 중국 업체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시장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스마트폰 사업은 '실패'로 끝난 것.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폐막...KCGI가 준 시사점

 

한국형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한 KCGI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음. 엄밀히 말하면 KCGI의 경영권 장악·수익실현은 실패했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단 목적은 달성했다는 평가가 적합.

 

앞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또는 그 과정에서 고(高)수익을 얻기 위한 전문 투자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고, 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함. 감정과 여론에 호소하기 보단 ‘정교한 전략’과 ‘전문성’을 내세운 투자자들이 활개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한진칼의 경영권을 노렸던 주주연합, KCGI와 반도그룹 조현아 전 부사장의 연합은 사실상 와해됐음. 주식을 공동으로 보유해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동보유계약’이 지난달 말 종료됐음. 각각의 주체들은 언제든 주식을 팔거나 다른 연합체를 구성할 수 있음.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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