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간호사 인력난, 간호대 인원 증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등록 2021.06.07 06:00:00 수정 2021.06.07 06:00:00
청년서포터즈4기 장희진 cheehee25@naver.com

 

【 청년일보 】간호사 인력 증가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여전히 병원에서의 간호사 인력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OECD Health Dat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임상 간호사 수는 OECD 평균인 9.5명에 미치지 못하는 6.8명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간호사 인력을 늘리기 위해 간호학과 수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택했고, 이로 인해 2006년에는 127개였던 우리나라 간호학과 수가 현재는 203개로 증가했다. 또한, 정부의 간호대학 입학 증원 정책에 따라 신규 간호사도 2006년 10,137명에서 2018년에는 19,927명으로 증가되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임상에서 일하는 활동 간호사의 비율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면허 등록 간호사는 2006년 223,781명에서 2019년 414,983명으로 약 두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활동 간호사 비율은 여전히 50%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간호사 수에 비해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간호사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간호사 인력난 해결을 위한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2016년 기준 대한민국 간호사의 이직률은 2014년 29%에서 2018년 42.5%로 대폭 상승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간호사의 평균 근속 연수가 2015년 기준 18.1년임에 반해 우리나라 간호사의 평균 근속 연수는 5.4년에 그쳤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간호사들이 임상에 남아 있지 못하고 이직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호사의 이른 퇴직 이유로 가장 많이 손꼽히는 것은 바로 ‘태움’이다.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선배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태움이 단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괴롭힘이 일부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전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 태움을 일반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생각하거나, 개인의 인격 문제로 볼 수는 없다.

 

많은 간호 전문가들은 태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간호사의 열악한 업무 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환자 1천명당 간호사 수에서 알 수 있듯이 병원에서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너무 많다.

 

미국이나 호주의 경우 간호사 한 명당 환자 5명, 일본의 경우 간호사 한 명당 환자 7명을 담당하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사 한 명이 13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어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이직률이 높아지다 보니 전체 간호사 대비 신규 간호사의 비율이 높고, 신규 간호사들이 충분한 교육 기간을 거치지 못하고 바로 임상에 투입되다 보니 신규 간호사의 업무 실수가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선임 간호사들은 이미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후배 간호사의 실수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 간호사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침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간호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 추가 고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수가에서 보장하는 ‘간호관리료 차등제’라는 제도를 실시하여 높은 등급의 병원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간호 인력 부족은 심각해지고 있다. 병원의 간호사가 돌아가면서 선별 진료소나 읍압 병실 등으로 가기 때문에 병동의 간호사 인력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의 여러 노력에도 간호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

 

간호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대 인력 증원과 같은 보여주기 식의 해결이 아닌 ‘간호 관리료 차등제’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간호사의 업무 환경을 개선해 현재 임상에서 일 하고 있는 간호사의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 청년서포터즈 4기 장희진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