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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 해소 위한 용단(?)...금융권, 시중은행 경쟁력 향상 '글쎄'

시중은행 관계자들 "자본력·영업력 상대 안돼...경쟁 구도 변화 미미할 듯"
일각선 '정책적 결정 보단 정치적 결정'...되레 '지역 경쟁력 약화' 의견도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요 골자로 한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방안을 내놨지만,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새로운 '메기'의 경쟁력에 의문 부호를 던지는 모습이다.

 

이는 3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전국 단위의 영업망을 구축해 온 기존 시중은행과 규모는 물론, 영업 노하우면에서 경쟁이 가능할 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해석된다.

 

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융당국은 은행산업을 '경합 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과점체제가 이른 바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고 판단, 지난 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쟁 촉진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 결과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를 진입시켜 시중은행들 간의 경쟁을 활성화해 과점을 해소한다는 게 이번 대책의 골자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꼽힌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가질 수 있는 시중은행의 지분은 4%로 이내다. 반면 지방은행은 15%까지 보유하고 있다.

 

즉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이 지닌 은행 지분의 비율을 줄여야 하는데, 현재 대구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DGB금융지주의 지분구조가 국민연금(8.78%), OK금융그룹(8.00%)로 타 지방지주에 대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반면 부산지역에 연고를 둔 BNK금융지주는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장학재단 등 롯데 관계사들이 지분 11.14%를 보유하고 있다. JB금융지주 역시 삼양사가 지분 14.14%를 가지고 있다. 지배권 상실을 고려할 때 이들의 지분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한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밝힌 상태이며, 이에 금융당국은 곧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요건에 대해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해도 과점체제를 부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시중은행 및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이유로는 자본 규모의 차이를 들 수 있다.

 

DGB대구은행 올해 1분기 말 대구은행의 자본은 총 4조9천857억원으로, 시중은행의 15~20%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중 상위권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33조7천328억원, 신한은행이 31조8천341억원이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이즈가 작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돼도 금융당국이 원하는 경쟁체제가 성립이 될 수 있는 자본 규모인지 의문점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B 시중은행 관계자도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일단은 시중은행이 늘어났다는 전례를 만든 것 자체에 의미는 있다"면서도 "크기가 시중은행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은 힘들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또 전국적 영업망의 부재 역시 DGB대구은행의 한계로 지목했다. 실제로 DGB대구은행의 여신은 총 52조3천94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C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되려면 전국적인 네트워킹이 좀 있어야 되는데 5대 시중은행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아무래도 수도권 중심으로 한 영업강화 계획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D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은행 간의 금리경쟁 효과가 나기 위해서는 각 은행 마다 일정 이상의 여신이 발생해야 한다"면서 "대구은행의 비정상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는 이상 시중은행들과의 유효한 금리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일각에서는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정책적 결정 보다는 정치적 결정에 가깝다'라는 의견과 함께 '지방은행의 장점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한편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기타 지방 및 수도권으로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구은행에게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미 전국적 영업망을 통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규모를 고려하면 기존 경쟁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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