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인해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라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의 설치 건수가 카카오톡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5월 셋째 주(20∼26일) 라인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6만1천640건으로, 카카오톡(5만6천771건)을 4천869건 차이로 앞서며 소셜네트워크의 메신저·전화·영상통화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라인 앱의 신규 설치 건수가 주간 집계에서 카카오톡을 앞서는 현상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5월 첫째 주(6∼12일)에는 7만1천220건, 둘째 주(13∼19일)에는 7만2천888건을 각각 기록했다.

라인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4월 넷째 주(22∼28일) 5만6천373건으로 2022년 1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카카오톡을 넘어섰으며, 다음 주(4월 29~5월 5일)에는 5만8천346건으로 카카오톡에 뒤졌지만,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5월에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네이버가 2011년 6월 출시한 라인은 일본 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9천6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으며,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이용자가 2억명에 달한다.

한국 내 라인 앱의 신규 설치가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을 앞지른 현상은 '라인야후 사태'를 둘러싼 여론과 무관하지 않다. 네이버가 13년 동안 다국적 플랫폼으로 키워온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모바일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됐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라인에 대한 높은 관심은 최근 카카오톡의 잇단 서비스 장애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부터 카카오톡 장애가 세 차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졌고, 온라인에서는 "라인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 13일, 카카오톡 일부 이용자의 메시지 송수신과 PC 로그인에서 6분간 불안정한 현상이 발생했으며, 20일과 21일에도 이틀 연속으로 메시지 송수신 등의 문제가 발생해 정부가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 앱의 신규 설치 증가와 관련해 "라인야후 사태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카카오톡의 잇단 서비스 장애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류가 발생한 지난 13일 하루 동안 라인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1만2천497건으로, 카카오톡의 8천731건을 크게 앞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