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3일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를 열고, 글로벌 유통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8853344746_e0518d.jpg)
【 청년일보 】 국내 대표 외식기업 더본코리아가 실적 부진과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선택과 도전을 통해 반등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품질·가맹 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 쇄신, 100억원 규모 사재 출연을 통한 가맹점주와의 상생 강화 및 글로벌 소스 브랜드 'TBK(The Born Korea)' 론칭까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투트랙 전략이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더본코리아, 품질·가맹 관리 강화…"신뢰 회복 총력"
4일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742억원,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1천849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지난 5월부터 각 브랜드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의 상생지원금을 투입한 영향으로 손실을 기록했다"며 "소비 침체와 원가 상승 등을 감안했을 때, 상생지원금을 미반영한 실질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내부에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실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분야의 활성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효율적인 판매 활성화 프로모션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5~7월 점주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본사가 모든 할인 및 홍보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할인전과 배달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식품 안전, 가맹점 관리 논란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외부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품질·가맹·유통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현장 개혁과 고객 신뢰 회복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품질관리 전담팀 확충, 가맹사업본부 이원화, 상생위원회 발족, 해외 상품 기획·수출 전담조직 신설 등 조치가 이뤄졌다.
또한 감사팀·홍보팀·정보보안팀을 신설해 내부 통제와 전략적 소통, 보안 체계 강화에도 나섰다. 향후에는 현장 감각과 실행력을 갖춘 젊은 인재를 중간관리자로 적극 발탁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제가 먼저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회사가 성장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하다면 언제든 전문가를 영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백종원 대표 "점주 의욕이 회사 근간"…상생 지원으로 반등 모색
더본코리아는 조직 쇄신과 함께 가맹점주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더본코리아는 최대주주 등의 주식 보유 변동 현황 공시를 통해 백 대표가 개인 보유 주식 92만337주를 담보로 12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백 대표가 주식담보 대출 120억원 중 100억원을 지난 6월 30일 발족한 상생위원회 운영과 안건 실행 비용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에도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집행했다. 백 대표는 "회사의 근간은 점주들의 의욕"이라며 "앞으로도 자영업자가 겪는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생지원금 집행과 함께 진행된 할인전은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졌다. 더본코리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열린 할인 행사 기간 동안 대상 브랜드 가맹점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늘었고,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할인전에서도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7% 이상 증가했다.
백 대표는 "마음 같아서는 모든 점주를 직접 만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도 상생위원회를 통해 간담회와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가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공개한 소스 7종.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8793794405_6c2842.jpg)
◆ 'TBK' 론칭으로 한식 글로벌화 속도..."해외시장으로 외연 확장"
더본코리아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3일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소스 브랜드 'TBK'를 론칭하고 해외 유통전략을 발표했다. '맛의 시작, 더본'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TBK는 양념치킨소스, 떡볶이소스, 김치양념분말 등 7종을 선보인 뒤, 연말까지 11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B2B 문의와 판매만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는 오는 11월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QR코드로 연결되는 1분 내외 레시피 영상을 도입해 현지 셰프들도 쉽게 한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소스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현지 매장의 니즈에 맞춰 레시피 제공과 메뉴 확장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원가 예측, 조리 효율화, HACCP·ISO 인증 기반 품질 보증 등을 모두 소스와 함께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더본코리아는 본격적인 TBK 소스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매출 1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대형 유통업체 및 현지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백 대표는 "TBK는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니라 레시피와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유통 브랜드"라며 "국내에서 얻은 매출을 해외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글로벌 성과를 다시 국내 연구개발(R&D)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상생·글로벌 확장으로 위기 돌파…일부 증권가 "더본코리아, 고른 성장 기대"
더본코리아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일부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과 글로벌 소스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위기 돌파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5천78억원, 영업이익은 14.6% 늘어난 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사업부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과 해외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부터 주당 300원의 배당을 시작하며 주주환원 정책에 나섰고, 보유 현금은 푸드테크 관련 M&A 및 지분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할 계획"이라며 "특히 글로벌 K-푸드의 현지화 차원에서 현지인 입맛에 맞는 '소스류 유통' 사업에 집중해 공격적인 푸드테크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연이은 부정적 이슈로 주가가 상장 초기 대비 크게 조정을 받았지만,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과 실적을 고려할 때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