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매출 증대에 대한 편의점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지원 정책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와 같은 정책에 의존적인 경영 전략 수립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맞춰 각기 '고물가 완화'에 초점을 둔 마케팅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로서는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발생하게 되는 상당한 수요에 대해 응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요 업체들도 정부의 기조에 동참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생필품, 식료품에 맞춘 프로모션을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총 6조1천억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천25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60만원이 지급되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은 45만~60만원을 우선 지급받으며, 일반 가구는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 수준으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지원금 사용 가능처는 작년 민생 회복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전통시장·동네마트·음식점·의류점 등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사업장 등에 한정된다. 단, 프랜차이즈의 경우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의 경우 타 유통채널 대비 가맹점의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편의점은 약 99.3% 이상이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운영 구조로 인해 실제 편의점 업계는 작년 민생 회복 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먼저 편의점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CU, GS25 운영사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9조612억원, 8조9천396억원을 기록했다. CU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GS25는 3.3%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BGF리테일의 CU 부문은 약 8천900억원으로 추산되며, GS25는 8조9천3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CU에 따르면, 작년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첫 주인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일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9% 상승했다. GS25는 일매출 신장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기간 주요 식료품인 국산우육, 국산과일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275.9%, 88.8% 더 높았다. 계란과 양곡류도 각각 74.6%, 70.6%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외형적 성장이 단순한 경영 및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정부의 민생 회복 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생 회복 지원금은 편의점 업계 매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외부 변수"라며 "편의점은 접근성이 높고 소액 소비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채널이기 때문에 지원금이 실제 소비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즉시 소비가 가능한 식품, 생필품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단기간 매출 상승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라며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결제 단가가 낮은 편의점 특성상 지원금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와 같은 효과는 정책성 소비 진작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의 매출 성장은 자체적인 점포 확대나 상품 전략뿐만 아니라 정책 변수의 영향도 크게 반영된 결과"라며 "지원금 지급 시점에 맞춰 프로모션과 상품 구성을 강화하면서 소비 유입을 효과적으로 끌어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도시락, 간편식 등 즉시 소비 상품군이 강점을 가진 편의점 채널 특성이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며 "이 같은 구조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방어력을 갖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지난해 외형적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정부의 민생 회복 지원금을 지목하는 배경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편의점 시장을 거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주요 편의점 4사의 점포 수는 5만3천26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1천586개 감소한 수치다. 연간 점포 수가 감소한 것은 1988년 편의점 산업 도입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전체 업태에 대한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보면 편의점 업종은 71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체 국면을 넘어 하강 곡선에 진입하기 시작한 편의점 업계에 다수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금 정책은 매출 규모 유지를 위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편의점 시장은 이미 점포 수 기준으로 성장 한계에 도달한 상태로, 신규 출점만으로 매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민생 회복 지원금과 같은 정책성 소비가 유입되면서 단기적으로 매출 방어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소액 결제와 즉시 소비가 중심인 편의점 채널 특성상 지원금이 빠르게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라며 "기존에는 점포 확대가 성장의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외부 수요 유입이 실적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종사자는 "편의점 업계는 이미 출점 경쟁에서 소비자 확보 경쟁으로 전환된 상태"라며 "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상품 구성과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매출 상승 효과를 극대화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외형 성장을 위해 외부 변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업계가 정부 지원금과 같은 단기적·외부 요인에 의존한 외형 성장 전략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해외 진출과 상품 경쟁력 강화 등 시장 내 자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편의점 업계의 최근 매출 성장은 정책성 소비 유입이라는 외부 요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지원금과 같은 단기적인 수요 자극은 실적 방어에는 유효하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점포 수가 감소하고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는 기존 출점 중심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상품 차별화와 자체 브랜드(PB) 경쟁력 강화, 해외 시장 확대 등 내재적 성장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편의점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업종인 만큼, 상품 기획력과 고객 경험 개선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외부 변수에 의존한 성장 구조는 경기 변동 시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편의점 시장은 이미 점포 수 기준으로 과잉 상태에 진입하면서, 과거와 같은 출점 확대 중심 성장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현재는 양대 체제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점유율 경쟁을 위한 출혈 경쟁보다 점포당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인 지원금 효과를 계기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반복 방문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대형화·특화 매장 등 지역 맞춤형 전략을 통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편의점이라는 기존 카테고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