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의 구호는 사회라는 활주로를 박차고 뛰어올라 더 나은 내일로 높이 비상하려는 청년들이 보여주는 간절하고 치열한 도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 공군은 종종 안정적인 복무 환경, 높은 수준의 복지, 긴 휴가 기간과 같은 조건으로 각인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공군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
공군병의 21개월부터 조종장교의 15년까지, 의무복무의 시간은 한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무게를 지닌다. 이 시간 속에서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를 넘어, 인생의 자산을 설계하고 단련에 매진한다. 청년일보는 [청년이 궁금한 공군] 연재로 공군이 수행하는 임무와 현장, 특기와 조직, 그리고 그 시간이 청년의 삶과 커리어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위기의 순간 항공기를 멈춰 세우는 최후의 보루
항공기 초과저지는 항공기가 이·착륙시 발생할 수 있는 활주로 이탈(오버런)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특기다. 만약 항공기가 착륙시 기체 제동 장치의 이상이나 악천후로 활주로에서 멈춰 서지 못하면, 조종사와 기체의 안전이 활주로 끝에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공군의 항공기 가운데 비교적 경량에 속하는 KF-5E/F 제공호도 최대이륙중량이 1만1천214kg에 달한다. 여기에 무거운 기체 내부의 연료와 무장은 화재나 폭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활주로 이탈 상황에서는 강철 케이블이나 거대한 그물망으로 기체의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흡수해야 한다.
활주로 바닥의 강철 케이블로 항공기를 낚아채는 '훅 인게이지(Hook Engage)'가 일어나는 순간, 기체의 막대한 운동에너지는 케이블과 연결된 유압 브레이크 및 로터리 엔진을 통해 열에너지로 바뀌며 흡수된다. 테일 훅이 없는 기종은 거대한 나일론 그물망인 '배리어(Barrier)'가 솟아올라 기체를 멈춰 세운다.
◆ '만약'을 대비하며 위기관리 역량을 배양하는 시간
항공기 초과저지 특기의 일상은 역설적이다. 이들이 관리하는 장비와 공구는 쓰이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비상 상황에서 결함이 생기면 그 대가는 치명적이다. 이에 장병들은 평시에 비상상황 대비 장비 점검 및 정비를 수행한다. 유사시를 대비해 전시 이동형 초과저지장비(P-IV)를 신속하게 설치하는 훈련도 반복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손에 기름때를 묻히는 이 경험은, 청년들이 직관이나 요행 대신 절차와 원칙에 따라 위기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익히게 한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항공기 초과저지 특기의 업무 프로세스는 기업이 원하는 '위기관리(Risk Management)' 역량으로 이어진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파급력이 거대한 리스크를 통제해 본 청년들은 산업안전보건,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리스크 관리 등 원칙과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모든 직무에서 커리어 자본을 갖추게 된다.
비행단 활주로 끝에서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지키는 찰나의 순간을 책임지는 청년들, 이들은 사회라는 더 넓은 활주로에서 어떤 위기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정교한 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