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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의사는 있는데 책임자는 없다…의료 AI가 만든 그림자

 

【 청년일보 】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이 진단 과정에 활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외래 진료실에서는 "이거 AI가 판단한 거 맞죠?"라는 질문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 더 빠르고 정확한 판단, 의료 AI의 현장 도입 가능성

 

의료 AI는 방대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특히 영상 판독 분야에서는 사람보다 더 빠르게 이상을 찾아내기도 한다. 이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에게 더 신속한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응급 상황이나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도구로 평가받는 이유다.

 

◆ 그렇다면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만약 AI의 판단이 틀렸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의료진일까, 병원일까, 아니면 AI를 만든 기업일까.

 

현재로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의료 AI는 '도구'로 간주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영향력이 단순한 도구 이상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단의 일부를 맡기면서도 책임 구조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 숫자로는 볼 수 없는 것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의료는 단순한 데이터의 문제가 아니다. 환자의 생활환경, 심리 상태, 사회적 조건까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 같은 증상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원인이 존재한다. 보통의 의료인은 환자 개인과의 면담이나 비언어적인 태도 관찰을 통해 이를 탐색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에 대한 인지가 떨어지는 AI는 그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균과 패턴에 강할 뿐, '예외'로 볼 수 있는 개인만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진단에 반영하지는 못한다.

 

결국 의료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정확도와 속도가 아니라, '이 환자 즉, 개인에게 맞는 판단'이라는 점에서 AI의 한계가 드러난다.

 

◆ 기술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

 

의료 AI의 발전 속도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윤리는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환자의 민감한 건강 정보가 데이터로 활용되는 만큼, 그 안전성과 활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기술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을 확대하기에는 우리 중 누군가 혹은 그의 가까운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료가 가진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 예비 의료인으로서 던지는 질문

 

의료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현재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AI는 분명 강력하고 사람보다 오류가능성이 떨어지는 획기적인 도구라는 것은 이미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모든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결국 최종 결정은 사람의 몫이며, 그 책임 또한 사람인 의료진에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왜 이 기술을 사용하려 하는가. 환자를 위한 선택인가, 아니면 효율성을 위한 선택인가.

 

의료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더 나은 의료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남을지, 아니면 또 다른 위험이 될지는 지금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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