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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키오스크 앞에서 멈추다…디지털 전환 시대, 어르신들은 어디에 있는가"

 

【 청년일보 】 병원 봉사를 시작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70대 어르신 한 분이 접수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서 계셨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다가, 다시 멈추다가를 반복하다 결국 뒤를 돌아보셨다. 어르신은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요?’ 그 한마디가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키오스크 앞에서 멈추는 어르신은 그분만이 아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2024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71.4%에 불과하다. 특히 70대 이상은 51.4%로, 일상은 같아도 디지털 세계의 절반에만 발을 걸치고 있는 셈이다.

 

이 격차는 단순한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64.2%가 키오스크 이용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는 병원 진료 지연, 복지 서비스 접근 차단, 이동권 제한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기본권 문제다.

 

정부는 2020년부터 전국 주민센터·도서관 등을 거점으로 디지털 배움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상시 운영 거점센터 방식으로 개편해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키오스크 고령자 배려 모드 도입과 안내 인력 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 병원 봉사를 하는 동안 디지털 배움터의 존재를 아는 어르신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교육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장벽이 되고, 기기마다 제각각인 인터페이스는 한 번 배워도 다른 곳에서 곧바로 쓰기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그 흐름이 특정 세대를 뒤에 두고 앞으로만 나아간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또 다른 배제다. 디지털에 능숙한 청년 세대에게 그 능숙함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기도 하다. 옆에 서서 한 번 더 알려드리는 것, 그것이 지금 청년이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실천일지 모른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최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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