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사의 운명을 가를 최종 조정을 앞두고 노동권과 경영권의 균형을 강조하며 양측의 전향적인 양보와 타협을 촉구했다.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공급망 흔들림을 막기 위해 노사가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달라는 고강도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 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 이윤에 몫을 가진다"며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메시지는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의 사단·여단급 노조를 아우르는 연대 세력 간의 '마지막 대화' 직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매우 정교한 정치적 안배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헌 헌법상의 기업이익 균점권까지 소환한 대목은 성과급 제도 개선과 보너스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한 노동계의 목소리에도 역사적 명분과 근거가 있음을 인정해 주며 달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곧바로 법치주의적 단서를 달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언급한 '긴급조정권 발동'을 비롯한 행정적 강제 중재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확인해 준 셈이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될 경우 법적 테두리 안에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다.
아울러 노사 모두에게 과도한 이기주의를 경계하라는 철학적 당부도 더했다.
이 대통령은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다. 과유불급 물극필반(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돌아간다)"이라며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단언했다. 일방적인 요구 조건 관철만을 고집하기보다 경제 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임하라는 압박이다.
재계와 정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이 삼성 노사 협상의 막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배수의 진이라고 해석한다. 파업권이라는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글로벌 초격차 경쟁 속에 놓인 기업의 경영권을 동시에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묻어난 조치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공멸의 길로 접어들 경우 국가 경제적 파장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 명분은 이날 발언을 계기로 한층 더 두터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