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 흐림동두천 22.5℃
  • 흐림강릉 21.1℃
  • 서울 23.4℃
  • 맑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1.6℃
  • 흐림울산 20.3℃
  • 구름많음광주 24.0℃
  • 흐림부산 21.8℃
  • 맑음고창 20.0℃
  • 흐림제주 22.1℃
  • 흐림강화 22.0℃
  • 맑음보은 23.1℃
  • 맑음금산 23.1℃
  • 구름많음강진군 22.9℃
  • 흐림경주시 19.4℃
  • 흐림거제 21.4℃
기상청 제공

"비용 절감에 참정권 급정거"...송파구 투표소 '셧다운' 사태 발생

"일단 50명만 투표" 파행 운영에 유권자 분통
예측 실패 메우려 임기응변 대책 급급해 논란

 

【 청년일보 】 자원 낭비를 막겠다는 선거 관리 당국의 안일한 행정 편의주의가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유례없는 파행을 낳았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가 동나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투표권 행사가 행정 당국의 사전 준비 부실로 인해 현장에서 강제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날 사태는 단순한 지연을 넘어 선거 행정 전반의 마비로 이어졌다.

 

오후 1시부터 잠실2동6투표소 등지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넘도록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후 4시 30분부터는 아예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투표 현장이 사실상 마비되자 오랜 시간 대기하던 상당수 유권자는 기다리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속출했다. 참정권을 행사하려던 시민들이 당국의 무능으로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원칙 없는 임기응변식 현장 대응은 유권자들의 불신을 키우며 혼란을 심화시켰다.

 

현장 선거사무원들은 "선관위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안내 중이나 현장에서는 초유의 사태로 인한 선거 행정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명확한 지침이 없자 사무원들은 대기 중인 시민 중 일단 50명만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인원에게 전화번호를 적어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사실상 선착순 투표를 유도하는 파행 운영에 유권자들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강하게 항의했다. 한 유권자는 "오후 6시 넘어서 투표소에 온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고 관리관에게 따지기도 했다.

 

관리 당국의 소통 부재와 깜깜이 안내는 부정선거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관리관은 "투표용지가 오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말했지만 "오후 6시 이후에 해도 투표로 인정되느냐"는 질의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기 중인 시민들은 투표권 침해를 주장했다.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또 다른 시민은 "잠실 일대만 이런 것이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용지 고갈 사태는 특정 투표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잠실2동 6투표소뿐 아니라 가락2동 3투표소를 비롯해 송파구 내 투표소 최소 5곳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구 선거 관리 전반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배경에는 참정권을 자원의 저울로 계량한 선관위의 과도한 경제성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용지를 100% 다 인쇄하면 버려지는 용지가 많아서 다 인쇄하지 않고 일정량만 인쇄해둔다. 우리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서 발생한 일"이라며 해명했다. 예산 절감을 위해 가용한 물량을 제한적으로 묶어둔 행정이 화를 부른 셈이다.

 

당국은 예상 밖의 높은 참여율을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대기로 불편함이 있으시겠지만 다 투표할 수 있다. 투표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내놓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사전 대비책 미비에 대한 성찰보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주권 행사로 공을 넘기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당국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제9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서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다. 현재 송파구 선관위에서 해당 투표소로 용지를 이송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 중인 시민들을 향해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으니 용지가 부족해 오늘 투표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당국은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현장을 떠난 표심과 실추된 선거 관리 공정성은 되돌리기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됐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