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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치 소음'이 침범해선 안 될 성역...'핸드볼 경기장'의 눈물

 

【 청년일보 】 필자는 과거 SK그룹 재직 시절, 최태원 회장이 협회장으로 있던 대한핸드볼협회에 파견되어 4년 동안 현장을 지켰던 날들이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뜨거웠던 코트 뒤편에서 대한민국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쉼 없이 발을 동동 구르며 지원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단 성인 대표팀뿐만 아니라 유소년과 청소년 선수단과도 국내외 수많은 대회를 함께 누볐다.

 

그 여정 속에서 땀방울의 숭고한 매력은 물론,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대변되는 핸드볼인들의 지독한 고뇌와 애환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다.

 

그것은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도 소중한 감동의 시간이었다.

 

특히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대한핸드볼협회와 SK그룹이 전력을 다해 노력한 끝에 2011년 10월 23일 마침내 대한민국 핸드볼 역사상 최초의 전용 경기장이자 요람이 그 결실을 보며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우리 선수들이 오롯이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 바닥을 뒹굴며 일구어낸, 말 그대로 '피와 땀의 성역'이다.

 

그렇기에 최근 지방선거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선관위의 부실한 행정 처리와 그 이면에 얽힌 정치적 갈등의 소용돌이가 이 신성한 경기장까지 침범하고 있는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선관위의 미숙한 대처에 항의하는 다수의 시민이 개표 업무가 진행됐던 핸드볼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그 혼란의 여파는 고스란히 체육계로 향했다.

 

경기장 내에 상주하는 다수의 체육단체 직원들은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오직 훈련에만 매진해야 할 현역 선수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신분 조회를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가올 대회를 앞두고 1분 1초가 아쉬운 선수들이 정치적 갈등 한복판에 노출된 채 통행의 제약을 받고 심리적 위축을 겪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만감이 교차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과 행정 오류에 대한 시민들의 정당한 항의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분노와 갈등의 화살이 왜 아무런 잘못도 없는 스포츠 현장과 선수들의 일상을 마비시켜야 하는가.

 

정치의 오류에 스포츠가 결부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코트 위에서 공 하나에 인생을 걸고 달리는 선수들에게 경기장은 신성한 일터이자, 그 어떤 소음도 침범해서는 안 될 순수한 공간이다.

 

선관위와 관계 당국은 이 역대급 직무유기와 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체육계와 선수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 역시 이 공간이 가진 숭고한 가치와 묵묵히 미래를 위해 힘쓰고 있는 선수들의 권리를 부디 존중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정치의 소음은 경기장 문밖에서 멈춰야 한다.

 

스포츠가 가진 순수한 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핸드볼 경기장이 하루빨리 본연의 평온을 되찾고 선수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가득 차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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