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1 (토)

  • 구름많음동두천 28.9℃
  • 흐림강릉 30.7℃
  • 구름많음서울 28.6℃
  • 맑음대전 30.3℃
  • 맑음대구 31.2℃
  • 맑음울산 30.3℃
  • 맑음광주 31.3℃
  • 맑음부산 31.1℃
  • 맑음고창 30.3℃
  • 구름많음제주 31.3℃
  • 구름많음강화 28.2℃
  • 구름많음보은 27.4℃
  • 맑음금산 29.6℃
  • 맑음강진군 31.2℃
  • 맑음경주시 32.4℃
  • 맑음거제 30.4℃
기상청 제공

[데스크 칼럼] 과달루페의 전술 오판과 협회 책임론…빛바랜 캡틴의 피날레

남아공전 충격패로 드러난 홍명보호 행정·전술 한계
시스템 붕괴 속 피땀 어린 질주로 헌신한 주장 손흥민

 

【 청년일보 】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멕시코 과달루페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한국은 1승 2패(승점 3)에 그치며 조 3위로 내려앉았다.

 

이로써 자력 진출권을 잃고 타 조의 경기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오랜 기간 아시아 축구의 강자로 군림해 온 국가대표팀이 한순간에 전술적 한계를 노출하며 무기력한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현장에서 드러난 전술적 리더십은 아쉬움을 남겼다.

 

홍 감독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그간 월드컵 무대에서 줄곧 선발로 활약했던 '캡틴'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전술적 변화를 택했다.

 

그러나 이 라인업은 전반 내내 상대의 역습에 고전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교체 투입했음에도 붕괴된 조직력을 재정비하지 못한 채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랭킹이 36계단이나 낮은 상대에게 전술적으로 유효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과 스쿼드 운용 방식에 대한 축구계의 냉정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참사의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대한축구협회의 누적된 행정력 부실과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 공백이 자리 잡고 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투명한 절차적 논란부터 시스템 붕괴 조집까지 축구협회의 행정적 잡음이 결국 경기력 저하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체코를 3-0으로 꺾어준 덕에 조 4위 즉시 탈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으나, 타국의 결과에 연명해야 하는 실망스러운 현주소는 협회 수장의 책임론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사퇴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구체화된 만큼, 한국 축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인적 쇄신과 시스템 복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경기장 밖의 타격은 미디어 업계로도 번졌다.

 

이번 월드컵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던 주관방송사 JTBC는 직격탄을 맞았다.

 

내부적으로 경영 효율화와 '워크아웃'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재정적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대표팀의 자력 진출 실패와 조기 탈락 위기는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중계권 자산 가치에 치명적인 손실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협회의 무능이 초래한 성적 부진이 공교롭게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송사의 부실 징후와 맞물리며 미디어 시장 전반에 잔혹한 후폭풍을 몰고 오는 형국이다.

 

이 진흙탕 같은 패배 속에서 유일하게 빛난, 그래서 더 가슴 아픈 장면은 손흥민의 고독한 국가대표 피날레였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를 지탱해 온 위대한 에이스는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를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전반을 벤치에서 묵묵히 지켜봐야 했다.

 

후반전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무너진 전술 속에서도 피땀 어린 질주를 멈추지 않으며 만회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비록 행정가들과 지도자의 판단 착오로 자력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암흑기 속에서도 한국 축구의 버팀목이 되어준 위대한 캡틴의 품격과 헌신에 필자를 포함한 온 국민은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그럼에도 주사위는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비록 자력 진출의 기회는 놓쳤으나 타 조 결과에 따라 32강 토너먼트행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야구계의 거장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겼다.

 

행정과 전술의 파탄으로 얼룩진 참담한 과정 속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공을 차는 주체는 결국 선수들이다.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리고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대표팀이 남은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