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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청도 해명도 없었던 3시간…'설명회'로 전락한 부동산 토론회

 

【 청년일보 】 '토론(討論)'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주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논의해 최선의 결론을 모색하고 도출하는 과정이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대측, 즉 나와 다른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의 입장을 상호 인정하는 '존중'이 그 출발점이다.

 

23일 전 국민의 관심 속에 막을 올린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대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씁쓸함 그 자체였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겠다.

 

정책에 대한 명쾌한 해법과 깊이 있는 소통을 기대했던 현장과 모니터 안팎에서는 우호적인 기류보다 아쉬움과 허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당초 계획인 100분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토론 시간은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는 국민들에게 정부의 전향적인 소통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실제 진행 과정을 보면 행사 전반부에 대학교 강의를 연상시키는 긴 프레젠테이션과 발제자의 설명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행사 초반 50분이 일방향 전달에 할애되면서 이번 행사가 '치열한 공론의 장'인지 아니면 '정부 정책 설명회'인지 그 성격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었다.

 

어렵사리 마련된 토론 시간 역시 민의를 폭넓게 수렴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발언권이 특정 참가자들에게 집중되는 듯한 매끄럽지 못한 진행은 치열한 난상토론과 실질적인 질의응답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취지였던 다양한 목소리의 청취보다는 정해진 틀 안에서 행사가 순서대로 소모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짚어본 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미덕, 즉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과 대등한 시각에서 검토하는 '존중' 역시 이번 자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토론회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진행 개입과 시각 차이는 포용적 소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발제자들의 발표에 직접 반론을 제기하며 주도권을 쥐는 모습은 민심을 폭넓게 수용하기보다 정부의 입장과 방향성을 설득하는 데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낳았다.

 

특히 국민들이 현안과 관련해 진정 확인하고 싶었던 주요 의구심들에 대한 답변은 끝내 외면받았다.

 

최근 세간의 큰 관심이자 국정 리더십에 대한 신뢰와도 직결된 분당 아파트 매매 관련 17억원 근저당 설정 이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나 해명이 이어지길 바랐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시장과 국민이 품은 물음표에 답하지 않은 채 당위성만을 강조한 진행은 적극적인 토론 기회를 얻지 못한 참석자들의 침묵과 함께 깊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행사 후반부로 접어들어서도 자유로운 토론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뭔가 짜여진 각본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친정부 성향의 부동산론자로 알려진 전문가이자 여당의 '부동산 멘토'를 대통령이 직접 지목해 발언권을 부여하는 장면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비판 목소리를 경청하기보다 특정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 정리되면서 공론장의 중립성과 진정성마저 무색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시간 부족을 이유로 신속한 진행만을 강조하던 모습 뒤에 남은 것은 결국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쳤다는 허탈함이다.

 

현장의 수많은 참석자와 시청자들을 청중으로만 남겨둔 채 진행되는 일방통행식 구성이라면, 굳이 대규모 토론회라는 형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온라인 라이브 방송이나 실시간 여론 확인 채널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을지 모른다.

 

소통을 표방한 형식적인 이벤트만으로는 복잡하게 꼬인 부동산 민심을 다독이기 어렵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3시간의 준비된 행사보다 국민과 시장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는 수렴의 자세가 필요할 때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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