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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3명 중 1명은 '경증 이송'…데이터로 본 119 구급차의 한계와 시민의 역할

 

【 청년일보 】 최근 소방 구급차 동승 실습을 진행하며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다름 아닌 '불확실성'이었다. 폭염이 시작되는 여름철, "야외 작업 중 다리에 근육 경련(쥐)이 났다", "더위 때문에 어지럽다"며 119를 찾는 신고를 종종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활력 징후를 측정해보면, 단순 수분 부족이나 일시적 피로에 의한 경증 환자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119 상황실의 수보(접수) 단계에서는 전화 통화만으로 환자의 중증도를 완벽하게 판별할 수 없으며, 애매한 신고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출동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A)에 따르면, 환자는 증상에 따라 1단계(소생)부터 5단계(비응급)로 나뉜다.

 

2025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연간 전체 구급 출동 328만5천957건 중 실제 병원 이송 건수는 173만2천914건에 그쳤으며, 이송으로 이어지지 않은 건수가 무려 155만여건(전체의 약 47%)에 달했다.

 

또한, 병원으로 이송된 전체 환자 174만7천940명 중 4단계(잠재 응급) 환자가 51만978명, 5단계(비응급) 환자가 6만125명으로 집계되어 전체 구급차 이용자의 약 32.7%가 경증 또는 비응급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구급차 이송이 '응급실 우선 진료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상황실 수보 업무 중 접하는 또 다른 현상은 구급차 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구조적 오해다. 상황실에서 병원 안내를 요청한 경증 환자에게 방문 가능한 인근 응급의료기관의 연락처를 안내하며 사전 문의 후 방문할 것을 권고해도, 개별적인 병원 확인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구급차 출동을 요청하곤 한다. 이는 구급차 탑승이 응급실의 '우선 진료권'을 확보하거나 무조건적인 병원 수용을 담보한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실제 응급의료 시스템은 이와 다르게 작동한다. 구급대는 이송 전 환자의 중증도와 병원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이송 가능한 의료기관을 확보하는 '병원 선정'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경증 환자이거나 단순 추적 관찰 목적의 내원인 경우, 응급의료기관은 중증 환자 처치에 인력과 병상을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경증 환자의 수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구급대가 이송 가능한 다른 병원을 수소문하느라 현장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이송 지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오히려 경증 환자의 겨우, 구급차를 호출해 병원 선정 절차를 기다리는 것보다 직접 응급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접수하는 것이 진료 접근성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직접 내원 환자는 응급실 환자 분류소 평가에 따라 중증도가 낮을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는 있으나, 응급실 접수 자체가 차단되거나 진료를 거부당하는 경우는 구급차 이송 요청 시보다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 '몰라서 두려운' 시민들, 비응급 신고의 이면

 

많은 비응급 신고의 이면에는 '의학적 지식의 부재와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갑작스러운 신체 이상 증상을 마주했을 때, 이것이 당장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인지, 1차 병원 방문으로 해결 가능한 경증인지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마주하는 두려움이 가장 접근하기 쉽고 신뢰할 수 있는 119 호출로 직결된다.

 

구급대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신고 자제' 당부를 넘어, 시민들이 스스로 응급과 비응급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학적 가이드라인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름철 온열 질환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열탈진(일사병, 외래 진료 권장)'은 땀을 많이 흘려 체액과 전해질이 고갈되어 발생한다. 체온은 정상 범위이거나 약간 상승하며, 어지럼증, 두통, 근육 경련(쥐)가 나타난다. 이 경우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며,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자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인근 1차 의료기관(동네 의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사병(중증 응급질환, 즉시 119 신고)'은 체온 조절 중추가 망가져 4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며,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진다.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등 중추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므로,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의 체온을 물리적으로 낮춰야 하는 초응급 상황이다.

 

◆ "객관적인 의료 자원 활용해야"

 

응급의료체계 내에서 119 구급차의 핵심 역할은 중증 응급환자의 신속한 현장 처치와 병원 이송이다. 통계에서 확인되듯 전체 구급 출동의 절반 가까이가 미이송으로 종결되며, 이송 환자의 30% 이상이 비응급 및 잠재 응급 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경증〮비응급 상황에서의 구급차 이용은 관할 구역 내 중증 환자 발생 시 초기 대응 지연을 초래한다.

 

따라서 여름철 온열 질환 발생 시, 의식 저하를 동반한 열사병 등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119 신고를, 단순 열탈진이나 근육 경련 등의 경증 증상 시에는 인근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 객관적 기준에 따른 한정적 의료 자원 이용이 권장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현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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