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건강정보 과부하 시대, 무엇을 믿어야 할까"
스마트폰을 켜고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면 수십 초 만에 수많은 건강 콘텐츠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침마다 마시면 디톡스가 된다는 주스부터 면역력을 높여주는 다양한 영양제 조합까지, 정보는 이미 넘쳐나다 못해 과부하 상태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늘어난 만큼 우리 삶이 더 건강해졌는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극적인 정보 속에서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수많은 정보 중 진실된 과학적 사실과 상업적 과장을 가려내는 힘, 즉 건강정보 이해력의 격차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 방대한 정보 속에서 빛을 잃은 헬스 리터러시의 부재
세계보건기구(WHO) 등 보건학계에서는 건강정보 이해력을 단순한 읽기 능력을 넘어, 개인이 건강 정보를 획득하고 평가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 능력이 중요해진 건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확산 때문이다.
의료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면서 환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다뤄야 하지만, 정작 이를 소화할 역량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에 건강 정보가 넘쳐남에도 국내 성인 중 약 28%는 여전히 디지털 건강 문해력이 부족한 상태다. 정보 검색은 누구나 쉽게 하지만, 그 정보가 믿을 만한지 따져보는 힘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 유튜브와 생성형 AI가 부추기는 공중보건의 위협
문제는 유튜브나 SNS, 여기에 확산된 생성형 AI 기술까지 맞물리면서 이러한 정보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내분비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등의 공동 세션에서도 지적됐듯, 검증되지 않은 의학 정보와 가짜뉴스는 환자들이 올바른 치료 기회를 빼앗고 의료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알고리즘이 유도하는 확증 편향 속에서 상업적인 목적의 허위·과장 정보가 진실처럼 포장되고, 대중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쉽게 맹신하게 된다. 이처럼 검증 없이 퍼져나가는 오정보는 공중보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 개인의 비판적 수용과 공공의 제도적 안전망 조화
그렇다면 이 정보의 늪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개인의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극적인 효과를 준다는 상업적 콘텐츠를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보건기관의 공식 자료를 통해 교차 검증을 거치고,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유행하는 건강법을 무작정 좇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난해한 의학 용어나 불투명한 정보 구조를 개선하고,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을 확대해야 한다. 공인된 플랫폼의 접근성을 높이고 가짜 의학 정보를 걸러내는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도 정부가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
◆ 더 건강한 디지털 사회를 여는 청년의 역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문헌을 살펴보면 디지털 건강 문해력이 높을수록 일상에서의 건강관리 자신감이 상승하고, 감염병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예방적 행동을 실천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결국 건강정보 이해력은 개인의 만족도를 넘어 위기 속에서 사회적 안전망을 지탱하는 핵심 지표인 셈이다. 좋은 의료 정보와 첨단 기술이 있어도 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할 역량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스마트 헬스케어 사회로 나아가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길을 찾는 건강정보 이해력 제고에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시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