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77%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분의 대부분은 홍원식 전 회장 일가가 횡령·배임 재판 과정에서 낸 피해변제 공탁금을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 공탁금은 전액 특별배당으로 주주에게 지급된 가운데 본업에서는 매출 증가에도 매출총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남양유업의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억8천만원보다 276.7%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4천832억원으로 7.9% 늘었고,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79.5%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에는 영업활동과 무관한 일회성 수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0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외수익인 기타이익은 103억원으로 세전이익 전체를 웃돌았다.
기타이익 가운데 잡이익은 91억8천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억4천만원보다 85억4천만원 증가했다. 이 중 82억7천만원은 홍 전 회장 일가 4인이 횡령·배임 사건과 관련해 회사에 낸 피해변제 공탁금이다.
홍 전 회장이 4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인 이운경 전 고문 15억4천만원, 장남 홍진석 전 상무 14억1천만원, 차남 홍범석 전 상무보 7억2천만원 순이다.
남양유업은 공탁금 82억7천만원을 잡이익으로 인식했다. 회사는 제6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와 같은 규모인 82억7천만원의 특별배당을 결정했다. 상반기 지급한 배당금은 결산배당 30억원과 특별배당 82억7천만원을 합쳐 총 112억7천만원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78억원을 기록했지만 배당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6천4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천11억원으로 약 38억원 감소했다. 회사는 이와 별도로 상반기 중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지난 7월 23일 소각했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보통주 지분 59.83%를 보유한 한앤코유업홀딩스 유한회사다.
피해변제 공탁금은 제품 판매 등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이 아닌 영업외수익으로 분류된다. 상반기 세전이익 101억원에서 공탁금 82억7천만원을 단순 제외하면 세전이익은 약 18억원으로 계산된다.
공탁금은 1분기에 전액 반영됐다. 1분기 세전이익 82억2천만원에서 공탁금을 단순 제외하면 약 5천만원의 세전손실로 추산된다. 당시 영업이익은 5억2천만원이었지만 기타손실이 16억9천만원 발생했다. 2분기 잡이익은 7억4천만원이었다.
제품 판매에 따른 기초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하락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953억원에서 917억원으로 36억원 감소했다. 매출원가가 같은 기간 11.1% 증가해 매출 증가율을 3.2%포인트 웃돈 영향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했지만 매출총이익은 485억원에서 470억원으로 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1.30%에서 올해 상반기 18.99%로 2.3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총이익률인 21.08%와 비교해도 2%포인트 이상 낮다. 주요 원재료인 원유의 올해 2분기 매입단가는 kg당 1천2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12원보다 소폭 낮아졌다. 원유 매입단가 하락에도 전체 매출원가율은 상승한 셈이다.
매출총이익이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억원으로 증가한 것은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44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항목별로는 광고선전비가 96억원에서 79억원으로 17억4천만원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광고선전비 감소액은 전체 판관비 감소액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 증가액인 8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기타판관비는 15억2천만원, 급여는 8억1천만원, 지급수수료는 7억8천만원 각각 감소했다. 반면 운반비는 6억8천만원 늘었다. 영업외비용인 잡손실도 지난해 상반기 9억5천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5억6천만원으로 6억1천만원 증가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상반기 광고선전비 감소는 단순한 비용 삭감이나 집행 시점의 차이가 아니라 타깃 중심의 마케팅 효율화와 채널 전환에 따른 결과"라며 "‘테이크핏’ 등 핵심 성장 브랜드를 중심으로 무신사·올리브영 등 버티컬 플랫폼 연계 프로모션과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등 전환율과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영역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변제 공탁금 82억7천만원은 영업외수익인 잡이익으로 일회성 반영됐으며, 본업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5% 증가한 18억원을 기록했다"며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2%, 38.1%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분기 모두 매출 성장세가 이어진 만큼 하반기에도 해외사업과 성장 제품군, 주요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사건은 지난 1월 29일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43억7천600만원을 선고했고, 이 전 고문과 두 아들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모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회사가 공시한 횡령·배임 혐의금액은 256억원, 1심에서 인정된 금액은 68억원이다.
별건인 임원퇴직금 청구 소송에서는 지난달 27일 회사가 사실상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는 홍 전 회장이 낸 443억5천775만원 규모의 퇴직금 청구를 기각하고, 회사가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맞소송을 일부 받아들여 홍 전 회장이 회사에 11억7천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남양유업은 이 소송과 관련한 가압류를 풀기 위해 상반기 중 법원에 130억원을 해방공탁하고 보증금으로 계상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