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코스피는 4% 가까이 급락하며 6,500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에도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유입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08포인트(3.99%) 떨어진 6,562.7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날 지수는 210.33포인트(3.08%) 내린 6,625.47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6,694.57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하락폭을 다시 확대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이 1조9천196억원, 기관이 2조43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2조3천2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기타법인도 1조6천504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주식보상을 위한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 목적 매입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기타법인은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기타법인의 매수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일부 받아내며 증시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달 31일과 전날에도 장 초반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날은 대외 변수에 따른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방어 효과가 제한됐다.
증시를 압박한 핵심 요인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였다.
앞서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재개되면서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9%, S&P500지수는 0.71% 내렸고, 나스닥지수도 1.03%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20% 오른 배럴당 9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4.79% 부근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유가와 금리 상승은 기술주 투자심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1% 하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확대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4.02%, SK하이닉스는 4.73% 각각 하락했다. SK스퀘어(-7.97%), LG에너지솔루션(-5.31%), 삼성전기(-2.10%)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3.51%, 대한항공은 0.52%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유입된 기타법인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지해왔으나, 오늘은 매크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총 911개 종목 가운데 735개가 하락했다. 상승 종목은 139개, 보합은 37개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4.34%), 운송장비·부품(-5.34%), 경기소비재(-7.62%) 등 대부분이 내렸다. 의료·정밀은 0.97% 상승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27포인트(2.10%) 하락한 803.98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은 18.45포인트(2.25%) 내린 802.80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796.34까지 밀리며 800선을 하회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이 2천32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천727억원, 629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에코프로비엠(-7.06%), 에코프로(-5.96%), 레인보우로보틱스(-2.89%), 알테오젠(-0.83%), 원익IPS(-0.27%) 등이 하락했다. 이오테크닉스(2.03%), ISC(8.53%), 주성엔지니어링(0.40%) 등은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를 합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5천866조8천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이후 7거래일 만에 6천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시장의 공포 심리가 지수 급락폭만큼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날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50% 하락한 43.37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중동발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하락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내린 1,368.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1,375원에 출발한 뒤 꾸준히 하락해 오후 3시20분께 1,365.9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미군 기지 반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지만,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환율에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시장에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으면서 달러 매도 우위의 수급 환경이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 30분 기준 99.724로 전날보다 0.19 상승했다. 장중에는 99.8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천285억원을 순매도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57.45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68원 상승했다. 장중에는 854.96원까지 하락해 전날 기록한 2년2개월 만의 최저치인 854.435원에 근접했다. 엔·달러 환율은 0.32엔 내린 달러당 159.625엔을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8조5천75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5조4천25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을 합친 거래대금은 8조1천777억원을 기록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