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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측근(?) 배제하고, 능력(?)에 중점"...이찬진 금감원장의 불편한 내로남불(?)

 

【 청년일보 】 “CEO 선임 절차는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국내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대공무사’까지 언급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금융회사의 수장을 선임하는 중차대한 사안에 특정 인맥이나 계파보다 자격과 전문성, 경영 능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이 원장 본인에 대해 반문하는 이들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이 원장 자신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장에 발탁됐을까.


이 원장의 임명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 원장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자리에 올랐다.

 

또한 임명 배경을 두고는 민변 부회장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 등의 경력을 소개했고, 벤처·상장기업 등에 대한 자본시장 회계 관련 법률자문과 소송 경험 등을 근거로 경제·금융 전문성과 직무수행 능력을 내세웠다.


법적으로 정해진 임명 절차도 거쳤다. 금융위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보이는 이 원장의 행보를 감안하면 다소 민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원장이 금융지주회사들에게 요구한 인선의 잣대를 본인 인선에 대입해 보면 '적임자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남는다.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 등 금융산업 전반을 감독하고 금융회사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문제를 다루는 자리다. 따라서 전문성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법률·자본시장 경험이 금융감독 업무 전반을 수행할 전문성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할수록 좋다.


금융위가 당시 이 원장의 전문성과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했다고 밝혔던 만큼, 이제는 그 평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과 검증을 통해 이뤄졌는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원장은 금융지주에 CEO 후보자의 구체적인 자격 요건과 단계별 최소 검증 기간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후보자 평가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임추위원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이런 원칙은 금융회사에만 적용돼야 하는 것일까. 금융당국 수장 역시 어떤 경력과 전문성을 근거로 적임자로 판단됐는지,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됐는지 국민과 금융시장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금융회사의 CEO 선임 과정에 요구하는 ‘공정·투명성’이라는 기준에도 일관성이 생긴다.


더구나 이 원장은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사사로움 없는 공정함”을 뜻하는 ‘대공무사’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금융당국 역시 인사 원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


금융회사 CEO 인선의 핵심이 ‘누가 됐느냐’보다 ‘왜 그 사람이 적임자인가를 설명할 수 있느냐’에 있다면, 금융감독원장 인선도 마찬가지다.


은행지주에 요구한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 선별’이라는 원칙. 그 잣대가 금융당국 수장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는지 묻는 것은, 이 원장의 메시지를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원칙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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