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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반등에도 상인들 '한숨'…전통시장, 소비자 외면에 추석 대목 '물거품'

9월 전통시장 체감BSI 35p 반등…현장에선 재고 처분 점포도
업계는 소비자 체감하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격 차이 주목

 

【 청년일보 】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흘 뒤인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명절 대목을 넘긴 시장 안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추석을 앞두고 준비한 명절 물량이 점포 곳곳에 남아 있었고, 상인들은 매출을 묻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 경기지수(BSI)는 92.1로 8월보다 35.1포인트 올랐다.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나아졌다는 응답이, 100에 못 미치면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축산물(120.6)과 수산물(120.2)이 기준선을 웃돌았다.

 

그러나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내다본 9월 전망 BSI는 105.0으로, 3년 만에 기준선을 넘어설 만큼 기대가 컸다. 실제 체감지수는 이 전망치보다 12.9포인트 낮았고 기준선인 100도 넘지 못했다. 조사가 연휴 전인 지난달 18~22일 이뤄진 만큼, 대목 막바지와 연휴 이후 사정은 지표에 담기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상인들의 얘기는 지표보다 차가웠다. 서울 용산구의 한 전통시장 생활용품점 앞에는 평소처럼 상품이 진열돼 있었지만 손님 발길은 뜸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일반적으로 연휴 기간, 특히 추석과 같은 명절 시기에는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이번 연휴 기간에는 두 배는커녕 평시 매출을 간신히 유지하는 데 그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업종의 주변 점포 가운데 연휴 기간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유사한 업종을 영위하는 주변 상인은 아예 연휴 기간 가게를 열지도 않았다"라며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부정적인 결과만 얻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축산물 업종 전반의 체감지수는 상승했지만 모든 점포가 대목을 누린 것은 아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추석 연휴에 판매하기 위해 준비했던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며 "남은 재고 상품을 떨이로 처분하거나 아예 판매조차 하지 못하고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년 동안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 경험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이번 추석 연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까 걱정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일부 전통시장이 대목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원인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형마트와의 가격 격차와 장보기 편의성 중시 등을 지목한다.

 

가격만 놓고 보면 전통시장의 우위는 여전하다. 한국물가협회가 지난달 10~11일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6개 도시 전통시장에서 차례상 품목 28개의 값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은 30만3천750원으로 1년 전보다 4.1% 올랐다. 그래도 대형마트(36만1천300원)보다 5만7천550원, 온라인(36만2천970원)보다 5만9천220원 저렴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격차다. 한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가격만으로 대형마트나 온라인 유통채널과 경쟁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전통시장의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전통시장 역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은 여러 명절 식재료를 묶은 기획상품도 내놓으며, 소비자가 품목별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지 않고도 장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명절 장보기는 가격뿐만 아니라 구매 편의성 또한 기준이라고 설명이다.

 

그는 "전통시장은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점포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형마트에서는 한 곳에서 대부분의 명절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고 주차와 결제, 냉장·냉동 보관 등에서도 편의성이 높다"며 "전통시장 역시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별 점포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시장 전체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여러 점포에서 구매한 상품을 한 번에 배송받을 수 있는 공동배송 시스템이나 시장 내 상품을 온라인에서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개별 상인이 온라인 판매와 배송 시스템을 각각 구축하기에는 비용과 인력 측면에서 부담이 큰 만큼 상인회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상품 구성 역시 변화한 소비 방식에 맞춰야 한다"며 "명절이라고 해서 모든 가구가 많은 양의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 만큼 소포장 상품이나 반조리 식품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마련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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