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인공지능(AI)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사람이나 캐릭터처럼 표현하며 이용자와의 친밀감 형성에 나서고 있다. 복잡한 기술을 설명하는 대신 이름과 외형을 가진 친숙한 존재로 AI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AI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캐릭터 마케팅이 기술의 위험성을 희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AI 기업들은 최근 자사 AI 서비스에 캐릭터를 입히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29일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 '데브데이 2026'에서 AI 에이전트 '닷츠'를 공개했다. 닷츠는 분홍색과 파란색, 노란색 등을 활용한 인형 형태로 구현됐으며, 이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외형을 바꾸고 이름을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 역시 AI 에이전트의 캐릭터화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 열린 '메타 커넥트 2026'에서 자사 AI 에이전트 '뮤즈'를 '졸리'라는 이름의 캐릭터로 소개했다. 메타는 2인치 화면에 졸리가 등장하는 다마고치 형태의 AI 단말기 '뮤즈 참'도 함께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개발자용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에 픽셀 그래픽 형태의 게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 '클로드(Claude)'와 발음이 비슷한 'Clawd'라는 이름이 붙은 이 캐릭터는 온라인에서 별도의 브랜드처럼 소비되고 있으며, 일부 온라인 상점에서는 봉제인형까지 판매되고 있다.
AI 기업들이 캐릭터를 앞세우는 배경에는 AI 서비스를 보다 직관적이고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딩 자문가 앨런 애덤슨은 WSJ에 AI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귀여운 대상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친밀감을 느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름과 외형을 가진 캐릭터가 추상적인 AI 기술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광고 전문가 셰릴 버먼도 캐릭터가 브랜드의 일부가 되면 추상적인 기술을 이용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광고시장 분석업체 미디어레이더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미국에서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광고에 집행한 금액은 9억3천6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올해 1∼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보다 친근한 존재로 만드는 전략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WSJ은 AI 기업들의 캐릭터 마케팅이 과거 소비재 기업들이 캐릭터를 활용해 제품에 대한 친밀감을 높였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담배회사들이 과거 캐릭터를 활용해 제품의 이미지를 친숙하게 만들었던 사례를 거론하며, AI의 잠재적 위험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까지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향력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아동보호단체 페어플레이의 조시 골린 집행 이사는 메타의 AI 캐릭터 '졸리'에 대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은 형태라며 비판했다.
호주 모나시대의 제이선 사도스키 교수도 AI 에이전트가 거대 기술기업의 데이터·감시 인프라와 연결된 서비스라는 점보다 친근한 개인용 도구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