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특정 대북 분야 종사자를 상대로 한 정교한 이메일 피싱 공격이 발견됐다. 같은 조직의 사이버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국내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갤러리 서비스에서 공식적으로 발송한 것으로 보이게끔 정교하게 꾸며진 악성 이메일을 특정 대북 분야 종사자에게 발송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메일 본문에는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의 갤러리 사용이 확인되었다"는 안내와 함께 메일 수신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강조된 글씨체로 '자주 묻는 질문'을 보여준다. 문구를 클릭하면 공격자가 사전에 설정해둔 악성 URL로 연결된다.
이 같은 피싱 공격은 전형적인 사회공학적 기법의 하나로 사람의 호기심과 심리를 적절히 활용해 파고드는 고전적인 사이버 위협 방식이지만, 그만큼 해킹 효과가 높아 지금도 여전히 널리 유행하고 있다.
ESRC는 이번 피싱 공격에 사용된 명령제어서버(C2)를 조사한 결과 일자리 소개, 근로자 파견 등을 하는 국내 특정 아웃소싱 회사의 서버가 악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공격자는 해당 서버를 통해 수신자가 악성 주소로 접근하는지 확인하고, 만약 피싱 링크를 클릭할 경우 클릭한 사용자 환경 정보를 수집한다. 이후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화면은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의 정상적인 고객지원 센터 페이지로 리디렉션(redirection)헤 악성 위협에 노출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ESRC는 이번 피싱의 위협 배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12.175.85.xxx‘, ‘121.78.88.xxx’ 아이피(IP) 주소 대역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고, 이 주소 대역은 '탈륨(Thallium)' APT 그룹의 활동 반경과 일치한다. 이번 공격의 연장선에 있는 추가 공격도 발견됐으며 이 역시 동일한 아이피 주소가 사용됐다.
탈륨 그룹은 국내 방위 업체를 포함, 대북 연구 분야 종사자와 탈북민, 북한 관련 취재 기자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조직이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센터장(이사)은 "특정 정부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탈륨 조직이 국내 대북 분야 활동가를 상대로 거의 매일 사이버 첩보전을 수행하고 있다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 중 언론 등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탈륨 조직의 APT 공격 수법이 갈수록 다양화 고도화되는 추세이므로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자사 백신 프로그램 '알약'에 탈륨 조직의 악성 파일과 피싱 사이트를 탐지 차단하도록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피해 방지를 위해 관련 부처와 긴밀한 대응 공조 체제도 가동하고 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