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금 가격은 내리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0% 떨어진 6만4천320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심리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금은 지난 7월 28일에 사상 최고가 8만100원을 기록했지만 4개월여 사이에 19.7% 하락했다.

국제 금 가격도 지난 8월 온스당 2천75달러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1천8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는 1천800달러대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금은 대표적 실물 안전자산으로 불리며 보통 주식 같은 위험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또 금은 이자가 존재하지 않아 통상 금리가 내리면 금의 가치는 올라간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자 금값이 치솟았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 데다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각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 따라 실질 금리가 낮아진 탓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에 관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경기 회복 기대도 커지면서 금값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값 하락세에 금에 투자하는 금 펀드도 단기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3일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기준 금 펀드 12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87%로 나타났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며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시장의 선호는 위험자산 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 가격과 반비례 관계인 실질 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금 가격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약달러 기조도 금값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금과 달러화는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취급돼 달러화 가치가 내리면 대체 투자수단인 금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전규연 연구원은 "실질 금리는 내년에도 마이너스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마이너스 실질 금리를 고려하면 금 가격은 반등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조정 국면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실질 금리 상승 제한과 달러화 약세가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내년에 금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