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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고 못써서"...지난해 가계 흑자율 사상 최고

지난해 흑자율 모두 30% 상회...재난지원금 지급도 한 몫
코로나19 여파로 지출 ‘뚝’..."추후 보복소비 폭발 가능성"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계의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으로 가계의 소득은 늘었지만,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의 지출은 크게 감소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형태로 풀이된다.

 

2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가구(2인 이상)의 흑자율은 1분기 32.9%, 2분기 32.3%, 3분기 30.9%, 4분기 30.4%로 모두 30%를 상회했다.

 

2003년 이후 작성된 가계동향 조사에서 가계가 30% 이상 분기 흑자율을 기록한 것은 단 5차례뿐이다. 그러나 2016년 4분기 30.3% 한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에 발생했다.

 

통상 흑자율은 가계가 벌어들인 돈에서 소비와 지출을 하고 남은 돈의 비율을 의미한다.

 

소득에서 조세와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이 처분가능소득이다. 여기서 다시 일상적인 의식주 지출 등을 제하고 나면 흑자액이 된다. 즉 흑자율은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의 흑자가 늘었던 이유는 가계의 소득이 늘었기 보다는 '안쓰고 못써서' 지출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상명대 유경원 교수는 최근 '과거 경제위기와 코로나19 확산기의 소비지출 패턴 비교' 보고서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가계에선 소득 감소보다 소비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소비 지출 폭은 감소하게 된다. 현재 소득이 줄어드는 데 따른 지출 감소와 미래 소득의 불안정성을 대비한 예비적 저축 수요가 더해지면서 지출이 더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고 흑자율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8천원으로 3.7% 늘었지만, 가계지출은 394만5천원으로 4.9% 줄었다.

 

지난해 분기별 가구당 평균 소득을 살펴봐도 2분기에는 4.8%, 3분기에는 1.6%, 4분기에는 1.8% 늘었다. 반면 가계지출은 2분기에 1.4% 늘어난 것을 제외하곤 3분기에 2.2%, 4분기에도 0.1%씩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과거 경제 위기에 비해 평균 가계의 소득이 늘어난 부분도 다르다. 정부가 지급한 보편·선별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가계 자체의 평균 소득은 올랐지만, 지출이 크게 줄었든 결과로 흑자율 자체가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가 조금 잠잠해지는 시기가 오면 보복소비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사적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위기 때 비축된 흑자의 경우 위기가 사라지면 폭발적인 소비의 형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유동성과 이로 인한 자산시장 과열 속에서 움츠러든 소비와 저축이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에 따라 경제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소비지출의 진폭이 커지고 경기 변동도 급격해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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