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쉽고 편리한' 디지털금융...'성장가도' 내딛은 인뱅 "이유 있었다"

꾸준한 고객 유입에 실적 향상...카뱅·케뱅, 올 3분기 호실적
단순·편리 원앱 전략 '주효'...중·저신용자 CSS 성과는 '숙제'

 

【 청년일보 】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올해 3분기(7~9월) 역대 최대 규모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의 성장세는 급증하는 고객 수를 토대로 금융플랫폼 사업 성장을 꾀하는 등 경영목표와 성장 전략이 뚜렷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사업 추진 전략부터 업무여건, 기업 문화 등을 망라해 기존 은행들의 CEO들이 '보고 배우자'고 언급할 정도로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부분 역시 인터넷은행들의 비교 우위 경쟁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이 새로운 신용평가모델로 중·저신용자을 포용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대출 부실에 대한 리스크관리 여부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꾸준한 고객 유입이 실적 향상으로...카뱅·케뱅, 올 3분기 나란히 '호실적'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 520억원을 포함해 1679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2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케이뱅크 역시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84억을 거둬들이며 출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간 누적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성장은 고객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고객수는 지난 9월말 기준 1740만명으로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의 60%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플랫폼 이익도 고속성장에 한몫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영업수익에서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로 두 자리 수를 넘어섰다. 플랫폼수익은 증권계좌, 제휴신용카드, 연계대출, 광고수익 등을 포함한다.

 

유입 고객층의 연령이 다양해지고 있는 부분 역시 향후 경영활동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성장세를 유지할 기폭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10대층을 주 타깃으로 삼은 '카카오뱅크 미니(mini)'의 고객수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올해 1~9월까지 신규 유입된 고객 중 60%가 40대 이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수익이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아직 절대적 수준은 미미하지만 플랫폼 관련 수익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은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4~18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mini 고객이 100만명을 달성한 점도 (사업 성장에)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도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19만명이었던 고객은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급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비롯한 제휴처 확대가 고객 유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 단순·쉬운 '원앱' 전략이 주효...시중은행 CEO들도 "배우자" 주목

 

금융시장내 인터넷뱅크의 이 같은 약진에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똘똘한 앱'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단 한 개의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도 기업뱅킹과 개인뱅킹 앱 등 2개 부문으로 구분했을 뿐이다.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 역시 이용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뱅킹 앱을 달리 구축하지 않은 상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원앱 전략에 대해) 개발자들이 가장 초점을 맞춘 것이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환경) 간소화"라며 "토스 앱 하나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로딩 시간을 줄이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을 비롯·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은 평균 14개의 금융 앱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은행의 간편 및 편의성에 비교하면 적잖은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중은행 앱 사용자의 30~40%는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 앱을 중복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경영진들도 이 같은 인터넷은행들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벤치마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최근 열린 자사 디지털 전환을 위한 회의에서 "고객의 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토스나 카카오의 노력과 사업추진 자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손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가능한데 농협은 간과하고 있는 상품 또는 서비스는 없는지 세밀하게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지난 여름 우리가 목도한 카카오뱅크의 성장 과정과 기존 은행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금융에서도 플랫폼 경제를 중심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하며 종합금융 플랫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 역시 디지털금융으로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은행을 비롯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가 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 중·저신용자 끌어안은 인뱅...CSS 성과는 숙제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에 사용되는 신용평가시스템(CSS) 성과는 인터넷은행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인터넷은행들은 휴대폰 소액결제정보, 개인 사업자의 매출 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한 새로운 CSS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이나 신용이 부족한 사람)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새 신용평가모형은 2017년 7월 출범 이후 쌓아온 대출 신청 고객들의 금융 거래 데이터를 머신러닝(Machine-Learning) 방법을 적용한 것"이라며 "변별력 향상과 함께 대출 고객의 범위와 대출가능 금액이 확대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기존엔 KT 이용 고객의 통신비 납부 등 제한적인 데이터만 이용했지만 앞으론 BC카드의 데이터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고객 신용평가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출은 차주들의 상환능력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양적인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도 적지 않다. 새로운 CSS는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하는 만큼,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 데이터 외에 정보에 대해서는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비금융데이터 활용이 시작단계인 만큼 유의미한 검증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준섭 연구원도 "향후 카카오뱅크 CSS가 기존 다른 금융회사보다 나은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대손비용률은 2023년까지 계속 높은 모습을 보여주며 카카오뱅크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