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1년 새 14% 이상 증가했다. 은행이 아닌 2금융권에서도 자영업자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천억원이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은 평균 3억5천만원으로, 비(非)자영업자(9천만원)의 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속도는 전체 가계대출(10.0%)보다 빠르다.

◆업종별 증가율은 도소매, 숙박음식 등...대면서비스 부문 높아

자영업자는 올해 3분기 현재 578조1천억원을 은행에서, 309조5천억원을 비은행권에서 빌린 상태였다.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 19.8%)이 은행 대출 증가율(11.3%)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증가율은 도소매(12.7%), 숙박음식(11.8%), 여가서비스(20.1%) 등 대면서비스 부문에서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을 소득에 따라 나눠보면 3분위(20.4%), 2분위(17.4%), 1분위(17.3%) 순이었다. 

자영업자의 대출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감소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숙박음식업과 여가서비스업의 생산지수는 코로나19 이전 2019년 12월과 비교해 89.8%, 72.8% 수준이다.

◆부동산담보·일시상환대출 비중 커...잠재 위험 부담 높아

금융지원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현재 0.19%(국내은행 개인사업자 기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상황 극복과 지원을 위해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만료 기한인 내년 3월이 가까와지면서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원이 유지되는 경우(39.1%)보다 2.2%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채무상환과 관련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은 69.3%로, 비자영업자(55.7%)보다 높다. 특히 환금성이 낮은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 비중(19.0%)이 비자영업자(11.7%)의 2.5배에 이른다. 만약 향후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도 취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상환 부담이 큰 일시상환대출이 45.6%, 만기 1년 이내 대출이 69.8%(개인사업자대출 기준)에 이르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