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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치매, 우리 곁에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 청년일보 】 범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그와 관련한 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고령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치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노년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치매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7위로, 현재 증가 추세에 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사망 원인 중 치매로 인한 경우가 9위에서 7위로 상승했으며, 80세 이상 노인의 사망 원인으로 한정하면 5위라고 한다.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 또한 가파른 치매 환자 증가세와 비례한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의하면 만 50세 이상 인구에서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암보다 앞서는 결과를 보인다. 이렇게 치매 환자와 그에 대한 두려움이 비례하여 증가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 해외의 치매 정책 사례…네덜란드 호그벡, 일본 오무타시의 커뮤니티 케어

 

현재 한국의 치매 관련 시설로 무엇이 있는지 간단히 보고 해외 사례를 간단하게 살펴보려 한다.

 

국내에는 크게 치매안심센터와 민간 요양시설이 있다. 먼저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조기 검진, 맞춤형 상담, 서비스 연결과 같은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시설이다. 민간 요양시설에는 대표적으로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요양병원이 있다.

 

치매 정책 사례로 가장 유명한 네덜란드 호그벡 마을. 호그벡 마을은 23개 거주 구역에 6~7명씩 모여 생활한다. 이곳에서 치매 환자는 거주자로 불리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도 가운이 아닌 거주자들과 동일한 옷을 입고 곁에서 보살핀다. 거주 공간 또한 네덜란드 일반 가정집 형태로 되어 있으며 ‘시설에 있다’가 아닌 ‘집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들의 거주 공간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으며 생활패턴 또한 최대한 보장한다. 이러한 환경은 거주자들이 치매에 걸리기 전의 삶처럼 살아갈 수 있는 노멀 라이프(Normal Life)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나라이다.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는 일본 내에서도 치매 친화 사회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오무타시는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를 기반으로 치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치매에 걸려도 요양원과 같은 시설이 아닌 집과 소규모 다기능 돌봄 주택(이하 ‘돌봄 주택’)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이다.

 

돌봄 주택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민간 시설로 다른 치매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치매 환자가 환경 변화 없이 일상에서 멀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돌봄 주택의 핵심이다. 이러한 소규모 다기능 돌봄 주택은 오무타시 내에만 25곳(2019년 4월 기준) 있다.

 

또한 오무타시는 초·중학교에서 치매 교육을 진행한다. 치매 환자 역할을 하는 어르신께 시민이 말을 걸고, 가까운 경찰서나 관공서로 연락하여 가족에게 인계하는 모의 훈련을 매년 9월 실시한다. 또한, 기억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하는 노인을 경찰서로 모시고 가도록 하는 등의 치매 노인 대처법을 시민에게 교육한다.

 

◆ 시설 및 제도, 그리고 태도의 변화 필요

 

단 두 가지의 해외 사례만 봐도 우리나라의 치매 정책에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위의 두 사례가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인프라 등 현실에 맞게 치매 정책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다만, 천편일률적이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요양시설에 변화는 필요하다.

 

모든 시설이 꼭 호그벡처럼 마을을 형성하지 않더라도 시설 내에 치매 환자가 쓰던 가구와 물건 등 배치를 통해 지내 온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시설 외에도 요양보호사 등 요양시설 직원 또한 전문성을 지닌 것은 물론 적격한 사람이 자리할 수 있도록 자격시험이나 법 제도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2017년 치매 국가 책임제를 시행한 이후, 전국 256개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며 국가 치매 관리 서비스에 대해 접근했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다양한 지원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치매안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원과 제도만이 아닌, 정치인들의 표퓰리즘 정책이 아닌, 기존과는 다른 시각으로 치매를 바라보는 관계자들과 지자체장들의 태도가 필요하다.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내가 겪을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치매가 우리 곁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 청년서포터즈 5기 황동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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