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이젠 막자"...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한 목소리

등록 2023.03.30 08:00:00 수정 2023.03.30 08:00:04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전체 금융권내 금융사고 절반이 은행권...지난해에만 898억원
금융위, 금융사고 발생시 CEO도 책임 등 입법 추진 '강력의지'
은행들 "이대론 안된다" 자성 속 내부통제 개선방안 '골머리'

 

【 청년일보 】 지난해 은행권에서만 약 900억원에 가까운 금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 시중은행들은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금융당국 등 은행권 외부에서도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는 등 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 전체 금융권 금융사고 절반이 은행...지난해만 898억원 불명예

 

30일 은행권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액은 897억6천만원으로, 전 금융권 1위라는 불명예이자 전체 발생사고의 57%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횡령·유용·도난 등 7건, 총 709억5천만원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이어 KB국민은행이 3건에 149억7천만원, 하나은행이 5건에 15억2천만원, 부산은행 1건 14억9천만원, 신한은행이 7건 6억1천만원, IBK기업은행 4건 1억6천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직원 1명이 약 6년에 걸쳐 빼돌린 금액만 700억원이 넘어 금융권을 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한 영업점 직원이 중개업소, 대출 브로커와 모의해서 부동산담보 대출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작업대출'을 여러 건 저질러 경찰에 넘겨졌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 지주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금융사고 발생시 최고경영자도 책임...금융당국, 내부통제 개선안 마련

 

이 같은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자 금융당국은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은 물론 이사회 사외이사들에게 포괄적 책임을 묻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에게 내부통제 관리의 총괄적인 책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즉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금융사 임원진에게 해임·직무정지 등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신분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중대 금융사고에는 불완전판매, 일정 금액 또는 기간 이상의 횡령, 피해가 큰 전산 사고 등이 포함된다. 더욱이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감독 의무도 명문화해 사고발생 시 이사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할 예정이다.

 

 

◆ 내부통제 확립...은행권 최우선 과제로 부상

 

결국 시중은행을 비롯,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내부통제 강화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금융사고 근절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회장으로 선임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했다.

 

먼저 진옥동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찰과 조직 전반에 흐르는 내부통제의 실천은 단순히 프로세스의 일부가 아닌 우리 회사가 존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사회적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기검증의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 역시 취임사에서 "신뢰는 금융업이 성립하는 이유이자 본질"이라며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받기 위한 급선무는 탄탄한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추고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자체방안으로 전 그룹사 준법감시 실무자로 구성된 '그룹 내부통제 현장자문단'을 출범시켰다.

 

현장자문단은 지주사의 자회사 현장점검에 참관해 그룹사 내부통제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미흡한 사항에 대해 개선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신입직원과 준법감시담당자를 대상으로 내부통제 교육을 실시해 현장 중심으로 내부통제가 철저히 작동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준법감시와 자금세탁방지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그룹사 실무자 22명으로 구성해 현장점검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우리금융의 그룹사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던 내부통제체계를 표준화하는 한편, 현장자문단을 통해 운영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취임 1년을 기념해 최근 그룹 및 관계사 임원들과 만나 "사회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건강한 금융회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강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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