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졸속추진에 예산만 낭비 '촌극'...GA협회, 우수인증설계사 시상식 "무산"

등록 2023.10.12 08:00:00 수정 2023.10.12 09:40:49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보험대리점(GA)협회, 12일 롯데호텔에서 '우수 인증 설계사 시상식' 추진
시상식 일정 직전에...회원사들과 이견 등 "행사 비용 마련 못해 없던 일로"
GA협회, 롯데호텔 대관료 일부 선납...행사취소에 따른 계약금 회수 '불투명'
일각, 회원사와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 '화근'...졸속처리로 예산만 낭비 "촌극"
GA협회 "올해는 자율협약식에 집중하고, 내년부터 시상식 개최할 것" 해명

 

【 청년일보 】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GA협회)가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 행사를 졸속 추진했다가 회원사들과의 반발과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결국 무산되는 '촌극'을 초래, 빈축을 사고 있다.

 

전임 조경민 회장 시절부터 GA협회는 시상식 개최 추진안을 몇차례 검토해왔으나, 행사의 필요성과 예산 부담 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용태 회장이 취임하자, 이를 계기로 대외적인 행사로 확대하려 했다가 협회의 운영비를 납부하는 회원사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하면서 결국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상식 행사 장소로 섭외해 놓은 롯데호텔과의 대관 계약을 취소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위약금마저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그나마 협소한 예산마저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GA협회는 이날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과 행사 추진을 둘러싸고 회원사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A협회는 이날 시상식 행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롯데호텔에 대관료 중 일부를 계약금으로 선납하는 등 시상식 추진 계획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시상식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 준비를 전면 중단하게 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GA협회는 생손보 양협회와 달리 우수인증설계사에 대해 각 회원사들이 인응 설계사 명단을 제공, 신청하면 이를 심사해 인증서를 교부하는 정도로 이뤄져 왔다"면서 "하지만 올해의 경우 대외행사로 시상식 개최를 추진했으나, 예산 등 회원사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 처리했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 대외적인 상황 등을 감안해 생보협회는 시상식을 개최했으나, 손보협회는 중단한 상태"라면서 "이 처럼 예산 및 대외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결국 행사 추진안을 철회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GA협회는 올해 사업연도 예산안에도 시상식 개최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즉흥적으로 추진됐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즉 당초 올해 GA협회 사업계획안에도 시상식 개최 추진안이 없었던 셈이다.

 

 

GA협회의 우수인증 설계사 제도는 GA업계의 신뢰도와 이미지 제고 및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과 설계사의 자질 향상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8년부터 협회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GA협회는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무려 우수인증 설계사 1만3535명을 선정한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신임 회장에 국회의원 3선 출신인 김용태 회장이 취임하면서 협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회원사의 협의 및 예산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급하게 졸속으로 추진된 것이 결국 이 같은 촌극을 야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시상식 개최 비용은 협회의 올해 사업예산안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우수설계사 인증에 따른 뱃지 및 인증서 제작 등 각종 비용은 2만원 정도의 신청료로 처리되는데 대외 시상식을 추진하면서 재원 마련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올해 예정 사업에도 없던 행사를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문제가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상식을 취소하게 되면서 롯데호텔에 선납한 비용에 대해 회수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그나마 부족하게 운영돼 온 협회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12일 목요일 보험대리점협회에서 시상식 개최 건으로 대관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다"면서 "그러나 협회측에서 행사장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GA 대표도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 개최 여부를 두고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면서도 "이후 예산문제로 협회 차원에서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협회 운영예산을 거의 전담해 지불하고 있는 지경협(GA 경영자 협의회)내 일부 회원사들은 시상식 추진 계획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경협 소속의 한 GA 대표이사는 "(GA협회가)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GA협회측은 사전 준비 부족과 지난달 20일 개최한 자율협약 업무 협약식에 집중하기 위해 시상식을 내년으로 순연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GA협회 한 관계자는 "시상식 일정과 참석인원 등 보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지경협과의 교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그러다 보니 예산편성과 개최 시기 등 전반적으로 회원사들과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은게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에는 보험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자율협약식이라는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면서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우수인증 설계사 시상식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사 취소로 인해 GA협회가 롯데호텔에 선납했던 대관료 중 일부인 계약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GA협회의 한 관계자는 "(롯데호텔에 지불한)계약금을 되돌려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지경협은 소속 보험설계사 수 1천명 이상의 대형 GA로 구성된 협의체로, 회장직은 채종호 한국보험금융 대표가 맡고 있으며, GA코리아와 인카금융서비스 등 총 18개사의 상위권 대형 GA들이 소속돼 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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