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투자 줄이고 자산도 매각"...롯데케미칼, 수익성·재무건전성 개선 '총력'

등록 2024.08.13 08:00:00 수정 2024.08.13 08:00:04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올 2분기 영업손실 1천112억원...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
기초화학 대규모 적자..."투자 줄이고 자산 경량화로 재무건전성 제고"
증권가 "내년 중반 이후 흑자전환 기대"...어려운 업황에 목표가 하향

 

【 청년일보 】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온 적자행진을 면치 못하면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시장 전망치 보다 500억원 이상 확대되면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기존 투자 계획을 줄이고, 자산경량화 전략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제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어려운 대외환경이 지속돼 올 3분기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롯데케미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천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5조2천480억원으로 3.4% 소폭 증가했으나, 순손실은 1천71억원으로 24.4%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전체 매출의 68.7%를 차지하는 기초화학(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LC 타이탄·LC USA·롯데GS화학)은 매출액 3조6천69억원, 영업손실 1천3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3%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1천304억원)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전망치를 500억원 이상 상회할 정도로 기대이하라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2분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5조3천457억원, 영업손실 481억원으로 전망됐다.

 

실적 부진 이유로는 전체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초화학 사업이 사업장 보수와 레깅효과 등으로 침체되면서 전사 실적을 끌어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레깅효과는 원재료 투입 시차효과로 원재료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원재료 가격이 변동함에 따라 제품의 생산비용과 수익성이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해 자산경량화(에셋라이트) 전략 계획의 구체화와 기존의 투자 계획 순연 등을 통해 특히 재무건전성 제고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에셋라이트'는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현재 60%에서 30% 이하로 줄이는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뜻한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는 지난 8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우선순위 설정 및 에셋라이트 추진대상은 리스트업을 완료한 상태"라며 "업황 회복 지연 등 여러 요인들로 기초화학 부문의 자산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다양한 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상당 부분 진도가 나가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시장과 소통할 수준까지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CFO)은 "확실한 시장 상황 및 전방산업 수요와 연계해 기존 투자계획을 순연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낮거나 전략방향과 맞지 않는 항목은 축소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며 "현재 연결 기준 CAPEX(자본적 지출)는 2024년 3조원 수준이며, 2025년에는 1조7천억원 수준으로 줄이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어려운 대외환경이 지속돼 올해 3분기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롯데케미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에 나섰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중국 중심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석유화학 시황도 약세를 보여 전 분기와 대비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흑자 전환은 내년 중반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올해부터 약 3년간은 글로벌 에틸렌 증설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누적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는 실적 흑자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범용소재 포트폴리오 재편, 운영 효율화 등의 전략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인 펀더멘탈 개선은 아쉽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 하반기 금리인하와 중국 경기부양책 등 수요 개선의 포인트는 여전히 지속 중인 상황이며, 점진적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범용소재 공급과잉과 중국 매크로 개선 둔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연내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외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면서 "재고평가손익도 유가 하락 시 부정적인 영향이 4분기까지 계속될 수 있으며, 수요 대비 빠르게 회복한 산업생산 때문에 쌓인 재고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수급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더딘 중국 경기 회복 및 비우호적인 경제 환경으로 강도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내년까지 재무건전성 제고방안을 통한 4조9천억원의 잉여 현금흐름 확보가 펀더멘탈에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진적인 수요 회복 및 신증설 감소로 수급 개선이 예상되지만 회복 강도는 약할 전망"이라며 "기초소재(NCC)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NH투자증권(11만5천원→9만5천원), SK증권(16만원→12만원), 신한투자증권(17만원→13만원), 삼성증권(14만5천원→12만5천원), 미래에셋증권(14만원→10만원), 한화투자증권(16만원→10만원), 유진투자증권(18만원→12만원), LS증권(15만원→12만원) 등이 롯데케미칼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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