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주민동의 독려 '과열'…분담금·이주대책 우려도

등록 2024.09.25 08:00:00 수정 2024.09.25 08:00:10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1기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27일까지 접수
분당에선 만점 단지도…동의율 확보에 '혈안'
일부 주민 분담금·이주대책·이사시기 우려도

 

【 청년일보 】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신청 접수가 지난 23일 시작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등 대상지 내 다수의 추진 단지에선 막판까지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혈안인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의절차 과열 지적에 이어 이주대책 등에 대한 우려도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지정 신청 접수가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닷새간 이뤄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물량을 최대로 잡을 경우 분당 1만2천, 일산 9천, 평촌·중동·산본 각 6천 등 총 3만9천가구 규모의 선도지구 선정이 가능하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기준엔 ▲주민동의율 ▲가구당 주차대수 등 주거환경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참여 단지와 세대수 등이 포함됐는데, 이 중 주민동의율 배점이 60점으로 가장 높아 이를 확보하기 위한 추진 단지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1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 주민동의율 만점 기준인 95% 이상인 단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안타운 건영3차(노루마을 건영빌라)는 전체 144가구 중 141가구가 동의해 만점 기준을 달성했다. 이외 효자촌(현대·동아·임광·삼환), 수내동 양지마을(한양3·5·6, 금호1·6, 청구2단지), 정자동 한솔마을(청구·LG·한일) 등도 90%가 넘는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구 내 선도지구 추진단지 한 입주민은 "몇 달 전부터 분당 거의 대부분 단지에서 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며 "선도지구로 선정되지 않으면 그만큼 재건축이 늦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청 마감기한이 다가오면서 재건축 및 선도지구 선정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과열된 동의절차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구 내 입주민은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에 현재 동의율이 몇 퍼센트이며 몇 세대만 더하면 만점이 가능하니 동의를 촉구한다는 내용이 몇 달 전부터 게시돼 있다"며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동의하지 않은 세대를 다른 입주민들이 알고 있는 분위기라 불편하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입주민은 "얼마전 이웃주민과 얘기하다 선도지구 선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며 "분당 전체가 투기판에 모두가 집값 올리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라며 씁쓸해 했다. 


또한 이주대책과 시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분당구 내 한 입주민은 "선도지구 계획 자체가 속도에만 중점을 둬 불안정하다"며 "정부 계획대로 2030년 입주가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5~6년 후엔 자녀들이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데, 수 만명의 사람들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이만한 학군을 갖춘 곳에 이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아울러 아직 공공기여 요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건축 분담금이 현재 집값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는 부천 중동 지역의 경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이를 부담으로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부천시에 따르면 중동 지역 선도지구 선정 공모 평가 기준 중 주민동의율 기준은 90%이상일 때 70점 만점을 부여한다. 분당 등 타 지역보다 사업성이 낮아 분담금 부담이 있는 만큼 동의율 비중을 높여 주민들의 확실한 의지를 살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당지역 한 입주민은 "추정치이긴 하나 분담금이 4~5억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추진위에선 용적률과 분담금 고민은 선도지구 선정 이후에 하자고 밀어붙이지만 현실적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지역별로 사업성이 크게 차이가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공사비와 금리 추이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분당과 평촌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상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기존 재건축사업 경과를 감안했을 때 착공 및 입주시기에 대한 의문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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