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인대리점은 '척결'하고 보험사는 '압박'해라"...'계엄' 방불케 한 보험GA협회의 이사회

등록 2024.12.30 08:30:00 수정 2024.12.30 08:31:07
김양규 / 성기환 / 김두환 / 신정아 기자

개인대리점협의회, 보험GA협회 설립 취지 무시한 채 이사회 구성 및 제호 '일방변경' 갈등 촉발
협의회측, 법인GA 위주 편파적 운영 행태에 김 회장 겸직 금지 정관 규정 위반 등 강공 '전면전'
개인대리점협의회와 갈등 속 모GA 대표 K모 이사 지난 18일 이사회서 개인대리점 '척결' 힐난
협의회측 "갈등 빚고 대립각 세운다고 척결(?)" 위험수위...업계 일각선 "계엄(?)상황이냐" 빈축
김용테 회장, 수수료공시 추진에 "보험사 압박(?)해라" 주문...일각선 "부적절한 언행인 듯" 일갈
개인대리점협, 개인대리점들 회원사 등록 독려 '결집'시도 속 3월 사원총회에서 '집단 충돌' 예고

 

【 청년일보 】개인보험대리점 회원들과 협회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GA협회의 행태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현재 협회 운영 방식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개인보험대리점들을 '척결(?)' 할 상대로 표현하거나, 자신들의 입지 강화 또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품 판매를 위탁하고 있는 보험회사들을 협업 파트너가 아닌 압박(?)해 나가야 할 상대로 규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계엄(?)상황을 방불케했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3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보험GA협회 이사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 중형GA대표 멤버 중 한명인 F사의 K모 대표이사는 협회운영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개인보험대리점을 향해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이사회서 개인대리점은 '척결(?)' 대상 "힐난"...김용태 회장, 수수료 공시 추진에 "보험사 압박" 주문

 

이날 이사회에서  K모 대표이사는 "우리가 결합해야 할 시기에 협회가 마치 양분화되는 것처럼 대외적으로 비추어지는 것은 우리가 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협회장 혼자만 고민하지 말고 우리 이사회에서 공동으로 척결할 수 있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사가 같이 힘을 보탬에 따라 부당한 것들은 척결됐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공분한 개인보험대리점협의회측(이하 개인대리점협의회)은 K모 대표이사에게 '척결'이란 용어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이사회에서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최근 보험개혁회의에서 제시한 GA의 판매수수료 공시 및 사업비 구조 개편 등의 사안을 제시하며 향후 보험사들을 상대로 더욱 압박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김용태 회장은 "전선은 두가지로, 하나는 수수료 공개 명기이고, 두번째는 수수료 사업비 구조 개편이다"면서 "GA가 적극적으로 원수사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큰 성공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럼 단합된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보험업계 및 개인대리점업계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가 벌어진 직후라는 점에서 '척결'이란 용어를 언급된 것은 민감한 사안으로,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한 협회장이 상품판매를 위탁하고 있는 보험사들을 건전한 사업 파트너 상대가 아닌 실질적인 압박(?)상대로 규정하며  GA사업자들을 상대로 압박할 것을 요구한 행태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인보험대리점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자신과 뜻에 반하고 국정을 마비시킨다는 이유로, 상대편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며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계엄을 선포한 바 있다"면서 "GA협회 역시 협회 운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해서 협회 회원사인 개인보험대리점을 상대로 척결 운운하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A사업자에 대한 판매수수료 공시 등은 금융당국이 보험영업 시장내 과도한 수수료 요구 및 경쟁을 사전 예방하는 등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차원"이라며 "이에 협회장이 이를 막자고 우회적으로 사업 파트너사들인 보험회사들을 더욱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처신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개인대리점협의회측 "새로운 임원진 구성도 인정 안해"... 보험GA협회 운영 행태는 "무법천지" 힐난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보험GA협회가 전 회원사의 의견과 입장을 조율, 중재하지 않고 GA사업자(독립법인보험대리점) 중심으로만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기존의 이사회 구성 멤버의 수를 법인GA는 늘리는 반면 개인대리점 수는 줄이고, 제호명도 기존의 개인보험대리점협회에서 보험GA협회로 일방 변경한 것 등이 양측간 갈등을 촉발한 도화선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개인대리점협의회는 새로운 임원진들을 선임하고 보험GA협회측에 통보했으나 협회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 협의회 임원진들은 지난 18일 열린 보험GA협회 이사회에 항의 방문하는 한편 협회의 예산 배정과 회장과 부회장의 급여 집행을 불합리성 등 협회 운영에 불법 행위가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성명서에는 일부 대형법인 GA와 협회의 행태를 비난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특히 협회측이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부 대형법인GA의 이익을 위해 원칙도 없이 회장의 급여와 판공비, 수행기사 등 규정을 무시한 채 비용이 집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또 다른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김 모부회장의 경우 급여를 일부 대형법인GA가 자체 지급하는 조건으로 상근직을 인정했으나, 협회의 업무를 총괄하고 인건비를 협회 예산 비용으로 지급하는 등 불법 행위도 자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보험GA협회는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이 김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부적절성을 문제 제기하며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인 다음날 19일 인사 단행을 통해 전략경영본부장인 장 모상무를 업무총괄로, 준법채널본부장인 손 모이사를 전략경영본부장으로 이동, 배치했다. 이를 두고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부회장에 대한 부적절성 논란을 인식한데 따른 인사 조치로, 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업무총괄하던 김 모부회장의 직책에 장 모상무를, 장 모상무 직책에 손 모이사를 이동, 배치하면서 논란을 불식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인사 이동에 따라 경영전략본부장에 선임된 손 모 이사의 후임인 준법채널전략본부장에는 L모 생명보험사 출신의 인사를 영입,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인대리점협회측은 법인GA측 추천 인사인 김 모부회장이 향후에도 실질적으로 업무를 총괄할 것이란 의구심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사그러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험GA협회 등 일각에서는 "외부환경이 급변한 현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개인보험대리점을 위해 협회가 지원해줄 수 있는 업무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개인대리점의 경우 협회 예산 비중도 적은데 반해 적극 참여하지 않을 뿐더러 사안마다 충돌하는 등 발목을 잡고 있어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금융위, 김 회장의 겸직금지 위반 "유권해석" 요구에 민원(?)처리...개인대리점협의회 반발에 "재검토"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보험GA협회가 현재 법인 설립 취지를 망각한 채 전 회원들 중심이 아닌 일부 법인GA 위주로 일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갈등의 불씨가 협회 경영진들의 편파적인 행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에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김용태 현 회장의 정관상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 제기하며 갈등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관할 부처인 금융위원회에 김 회장의 정관상 겸직금지 위반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원회는 공문을 통해 일반 민원으로 처리했다가 협의회측이 반발하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수 개인대리점협의회 회장은 "김 회장은 협회장직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힘 고양시(정)의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더구나 법무법인 와이케이의 사단법인인 옳음의 이사장직도 겸직하고 있다"면서 "이는 협회 정관상 상근임원은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대해)협회측은 법률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으나, 법률자문은 자의적인 판단일 뿐"이라며 "금융당국의 명확한 유권해석을 받아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대리점협의회측은 향후 개인보험대리점들을 결집시켜 대형법인GA 위주의 현 협회 운영 방식을 바로 잡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사원총회에서 양측간 충돌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해진 법인GA들이 보험영업 시장내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자 보험GA협회를 필두로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돈줄'인 법인GA 위주로 협회가 운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개인대리점들도 협회 설립에 초석을 마련하는 등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협회가 이견이 있어도 이를 꾸준히 조율하고 협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나, 언제부턴가 이를 외면하면서 극심한 분쟁이 야기되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개인대리점협의회가 개인보험대리점 회원 확대를 위해 보험사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반면 보험사들은 판매 비중이 높은 법인GA의 눈치도 볼 수 밖에 없어 결국 보험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듯 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 성기환 / 김두환 / 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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